쓰기의 말들
내가 모은 빛나는 문장들처럼 '놀랄 만한'문장이 내 글에도 한두 개쯤 박혀 있길 욕망했다. <쓰기의 말들>
- 두려움은 의지로 퇴치되지 않는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펜을 든다고 생각이 술술 흘러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어렵고, 그 어수선한 생각의 파편을 보자니 괴롭다.
- 모든 배움의 원리는 비슷하지 않을까. 결심의 산물이 아닌 반복을 통한 신체의 느린 변화라는 점에서 말이다. 펜을 움직여야 생각이 솟아나는 것처럼, 물속에서 팔 다리를 부단히 움직이면 나도 수영을 배울 수 있을 텐데, 물에는 가지 않고 이렇게 책상에만 앉아 있다.
- 견적이 크면 시작을 미룬다. 그래서 '글을 쓰자'가 아니라 '자료를 찾자'며 시작한다.
- 자기가 쓴 이상한 글을 봐야 하는 형벌을 면하려면 계속 다음 문장을 쓰는 수밖에 없다.
- 나에게 그 카페는 글쓰기 작업에 최적화된 장소라기보다 글쓰기를 미루고 싶을 때 글쓰기로 들어가는 가장 빠른 입구다.
- 글 쓰는 에너지를 회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글 쓰는 것. 몸의 감각이 쓰기 모드로 활성화되고 도움닫기를 할 수 있는 밑 원고가 다져진다. 모터가 돌아가고 원고가 불어나 있으면 그 불어난 힘이 글의 소용돌이로 나를 데려간다.
- 하루는 반성문 쓰고 다음 날 계획표 쓰는 게 인생이랬나. 서툴고 거칠더라도 내 느낌과 생각을 지속적으로 표현한다면 아이의 삶을 북돋우는 엄마의 언어가 만들어지겠지.
- 글쓰기에 투신할 최소 시간 확보하기, 글을 쓰고 싶다는 이들에게 일상의 구조 조정을 권한다.
- 일단 쓰고 나면 그 글이 삶에서 나오지 않았다 한들, 그 글을 삶으로 갚지 않는다 한들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글과 삶이 달라도 된다.
일단 열심히 읽자, 그리고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