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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라리며느리 Aug 19. 2020

목소리만 크면 다냐?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알았으면 하는 세 가지 규칙

우려했던 코로나 19가 빠르게 재확산되는 중이다. 이에 대한 정치인들의 행보가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 규칙을 어기는 사람들에 대한 엄중한 규제와 처벌이 필요한 시점에 그러지 못하는 정치인들에게 화가 난다.


나는 정치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정치를 위한' 정치는 하지 않고 정치를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정치를 좋아하지 않지만 관심은 많은 편이다. 나름 정치인을 보는 기준도 생겼다. 정치는 정치인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 무관심이 지금은 너무 부끄럽다. 여전히 정치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관심을 두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정치인들이 나와서 하는 청문회나 토론회를 보면 항상 퍽퍽한 고구마를 100개는 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답답해서 숨이 턱턱 막힌다. 목소리만 크면 이긴다는 규칙이 있는 것처럼 주제에 어긋나는 말들을 서로 목소리를 높이며 쏟아내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오해는 하지 않기 바란다. 모든 정치인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단, 모든 정치인들이 알았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책에 나오는 규칙이지만 이것만 알면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나오는 청문회나 토론을 보면서 최소한 가슴을 치며 속이 터지겠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 본다. 나는 이것을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알았으면 하는 세 가지 규칙이라 칭하고 싶다.


첫째, 취향을 두고 논쟁하지 말라.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하라.
셋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하라.


이 세 가지만 잘 지켜도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토론 수준뿐 아니라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올라가지 않을까 감히 말해본다. 이 세 가지 규칙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작가 본인의 '영업기밀'이라고 말하며 제대로 된 논증을 하기 위한, 그리고 평소 생각하고 말하고 판단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라 말한다. 글을 쓸 때뿐 아니라 말을 할 때도 이런 규칙 안에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면 보고 듣는 이들도 이해가 잘 되지 않을까?




말을 하고 글을 쓸 때 단순한 취향 고백과 논증해야 할 주장을 분명하게 구별해야 한다. 말이든 글이든 원리는 같다. 언어로 감정을 건드리거나 이성을 자극하는 것이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 사유 능력에 기대어 소통하려면 논리적으로 말하고 논리적으로 써야 한다. 그러려면 논증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효과적으로 논증하면 생각이 달라도 소통할 수 있고 남의 생각을 바꿀 수 있으며 내 생각이 달라지기도 한다.

요즘 '개취(개인의 취향)', '취저(취향저격)'란 말을 많이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한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해주자는 분위기다. 그런데 그 취향을 강요하기도 한다. 자기에게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게 옳다고 주장한다. 나도 예전에는 그런 적이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지금도 은연중에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최소한의 노력은 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타인의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정치에 있어서도 정치적 성향이 보수인지 진보 인지도 어찌 보면 취향 차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들도 자기 취향을 강요하며 목소리만 높여 주장하지 말고 그 주장의 타당성을 논증할 책임감을 가지고 말했으면 한다.



말이나 글로 타인과 소통하려면 사실과 주장을 구별해야 한다. 사실은 그저 기술하면 된다. 그러나 어떤 주장을 할 때는 반드시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옳은 주장이라는 것을 논증해야 한다. 논증하지 않고 주장만 하면 바보 취급을 당하게 된다.


글을 쓸 때 사실을 수학의 공리(증명하지 않고도 참이라고 인정하는 명제)처럼 대하면 증명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 사실에 대해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주장에 대해서는 꼭 그 타당성을 논증해야 하며 사실과 주장을 반드시 구별하고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자기주장을 아무 근거 없이 사실처럼 목소리만 높여 말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에 어떤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구별하는 능력부터 우리는 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 나부터 공부해야 한다. 공부만이 살 길이다. 정치인들도 최소한 제대로 공부를 하고 목소리를 높이길 바란다.

    


글을 쓸 때는 주제에 집중해야 한다. 엉뚱한 곳으로 가지 말아야 하고 관련 없는 문제나 정보를 끌어들이지 않아야 한다. 원래 쓰려고 했던 이유, 애초에 하려고 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잊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직선으로 논리를 밀고 가야 한다.


냉정한 태도로 글을 써야 하고 자기 자신의 감정까지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른 것들도 쉬운 건 아니지만 세 가지 규칙 중 이 규칙이 나에게는 제일 힘든 것 같다. 감정적인 성격이다 보니 말과 글이 산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 인정한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정치인들도 이런 느낌일까? 말하다 보니 감정에 휩쓸려 자기도 모르게 주제에 벗어나게 되어 목소리라도 키우자며 마무리하는, 정치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그려진다. 정치인들이 세 가지 규칙 중 우선 이것만이라도 지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 책으로 서평을 쓰는데 정치인이 주인공이 된 것 같아 이제야 조금 걱정이 된다. 아직 많이 부족한 실력이지만 글을 써보니 글쓰기에 대한 규칙이 정치인에게도 적용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하기, 주장은 반드시 논증하기, 주제에 집중하기, 이 세 가지 규칙만 기억한다면 글을 잘 쓰고자 하는 나 같은 사람뿐 아니라 정치인들의 수준도 올라가고 정치인을 대하는 국민들의 인식도 조금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30일 동안 매일매일 한 챕터씩 읽고 서평 쓰기 도전 Day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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