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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Life is ...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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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짱 Feb 06. 2020

나의 위치


사람은 나이가 들고 철이 들면서 자연스레 저마다의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다양한 위치에서 적절한 역할을 맡게 되는데, 그에 따른 책임감 때문에 어깨가 무거울 때도 있기 마련이다. 반면에 굉장히 보람되고, 뿌듯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양면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많은 것들을 감당해가며, 오늘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얼마나 적절하게, 조화롭게 역할을 나누어 수행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태어나면서부터 여자/남자로서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위치와 역할이 있는 듯하다. 요즘에는 그 경계가 많이 무너졌지만, 아직도 여자에게, 혹은 남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따로 있는 것 같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예전과 비교했을 때 많은 상황이 달라지고, 각자의 역할이 현 시대와 발맞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한정적으로, 한계적으로 교육을 받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성에 따른 역할과 위치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다. 얼마나 적절하게, 조화롭게 역할을 나누어 수행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남녀에 상관없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배려를 전제하에 말이다. 그래서 나도 하나의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항상 노력중이다.       


나도 부모님의 자식이다     


누구라도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되면 누군가의 자식(딸/아들)이 된다. 본인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관계없이 이미 부모–자식 간의 관계로 정해지는 것이다. 예로부터 유교사상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는 효(부모에 대한 공경을 바탕으로 한 자녀의 행위)를 인륜의 덕목 중 으뜸으로 쳐왔다. 고리타분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요즘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으니까. 하지만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야말로 인간다움의 한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싶다.

자식으로서의 위치는 일단은 부모로부터 보호를 받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나 자식이 적은 요즘 같은 시대에는 무엇이든 다 해주려고 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문제도 많이 발생하지만, 이것은 다각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우리 부모님의 자식이다.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그들의 사랑에 항상 감사드린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자식으로서 내가 부모님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더 드는 것 같다. 가끔은 축 쳐진 아버지의 어깨가, 파스를 붙인 어머니의 다리가 눈에 밟힌다. 이제야 철이 든 걸까. 이 세상 모든 자식들이 그렇겠지만. 이렇게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자식으로서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들어가기 전부터 친구라는 관계를 맺게 된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들어가기 전부터 유치원 같은 곳을 다니면서 친구라는 관계를 맺게 된다. 이를 통해서 사회성 연습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처음으로 인간관계다운 관계를 맺는다고 보기 때문에 이때의 교육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나도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며, 많은 인간관계를 맺어왔다. 개중에는 좋은 관계도 있었지만, 별로 좋지 못한 기억으로 남는 관계도 있다. 그러면서 아이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일 테니까. 이 시기의 경험이 나중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떤 친구가 좋은 친구일까? 이것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일 것이다. 친구에게 기쁜 일이 생겼을 때, 혹은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혹자는 내 일처럼 친구와 함께 웃어주고 울어줄 것이다. 반면에 잘 되면 배 아파하거나 잘 안되면 그럴 줄 알았다는 생각을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뭐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 다 각자의 상황과 이유가 있을 테니까. 하지만 진정한 친구라면 쓴 소리를 해서라도 바른 길로 이끌어주고, 슬럼프에 빠져있으면 힘을 북돋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대로 내가 힘들 때 그들로부터 위로와 힘을 얻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친구들에게 나는 어떠한 친구인지 내 위치를 자문해볼 타이밍이다.                  

사회생활(경제활동)을 하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성인이 된 후에 제일 먼저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은 바로 아르바이트일 것이다. 용돈을 벌기 위해서, 부모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서, 경험을 쌓기 위해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시작할거라 생각한다. 바로 사회생활(경제활동)을 하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참 쉽지 않은 사회생활이지만,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을 다니던 20대 시절, 가지고 싶던 핸드폰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처음 시작했었다. 해가 뜨기도 전 바람처럼 학교(내가 다니던 대학교)로 달려가서 교내 아르바이트를 위해 줄을 섰다. 다행히 나와 친구들 뒤쪽에서 마감이 되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었다. 힘든 일도 아니어서 열심히 몇 달간 아르바이트를 한 나는 결국 원하던 핸드폰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 후에도 아르바이트를 계속 했었다. 많은 학생들처럼 커피숍에서 꽤 오랫동안 했던 기억이 난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다행히 잡지사에 취직을 했고, 내 첫 직장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가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경제활동을 손에서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개인적인 이유도 있지만, 어느 정도 성인으로써, 사회인으로써 내 위치를 확인하고, 계속해서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싶어서가 아닐까싶다. 나름의 소속감도 느끼고 말이다.     


부모로서 제일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은 부모로서의 역할과 위치이다. 물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따라서 아이가 있지도 않다. 하지만 우리 가정과 다른 많은 가정들을 제3자의 입장에서 지켜본 결과, 부모로서 제일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에 대한 책임감, 아이에 대한 책임감. 그 어느 하나라도 무너지면 그 가정은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육아도, 집안일도 공동책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함께 해나가야 할 것이다. 어느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은 서로에게 독일 될 뿐이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결혼하고 살아봐야 부모 마음을 알고, 철이 드는 거라고. 이 말에 적극 공감한다. 현실적으로 부딪혀보고, 겪어봐야 속이 단단해지고 내공이 쌓이기 마련이니까. 아마 부모가 되면 이 세상에 대해 더 잘 알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        


지금 내 위치는 어디쯤에 있는 걸까? 요즘 들어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 이 많은 역할들을 잘 해내고 있는 걸까? 수없이 많은 의문이 생기지만, 지금 나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정답인 것 같다. 그렇기에 이 세상도 돌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싶다. 특히 코로나로 어수선한 요즘,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에게 맡겨진 일이라도 잘 해낸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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