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와 나의 반려일기

29살, 끝없는 어둠에서 작은 빛을 만나다.

by 이효진

2020년의 나는

눈을 뜨고 있어도 감은 것만 같은

깜깜한 어둠 속에 갇혀있었다.


회사생활의 회의감에 쫓기듯 퇴사했고,

가진 돈 전부와 영혼까지 끌어 받은 대출로 시작한

창업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수없이 원망하며 매일 술을 마셨다.


그날 역시, 잔뜩 술을 마시고 바닥에 웅크린 채 잠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의미 없이 핸드폰을 뒤적이던 내 눈을 붙든 글 하나


"갈 곳 없는 아기 강아지를 도와주세요"


유기견이 낳은 갓 태어난 아기 강아지 입양처를 구하는 글이었다.


“너도 참 불쌍하구나..

날이 이렇게 추운데... 아니지. 내 코가 석잔데 누가 누굴 걱정해"


하루, 이틀, 그리고 일주일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 글을 봤고,

고민이 길어지는 만큼 마음도 깊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용기를 내어 입양의사를 전했다.


입양 의사를 전하고 며칠 후

나는 내 손바닥보다도 작은 강아지를 만났다.


이름은 진이.

내 이름 끝 자를 따서 진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품에 안긴 진이를 바라보며 약속했다.


“진이야 끝까지 행복하게 해 줄게. 우리, 잘 살아보자”


그날 약속은 지금도 내 마음속에서

가장 반짝이는 약속으로 남아있다.

2021년 2월 22일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