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유일하게 당신을 당신보다 더 사랑하는 존재가 개다." — 조쉬 빌링스 (Josh Billings)
개의 사랑엔 아무런 조건이 없다.
내가 어떤 모습이든, 어떤 사람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아무런 조건 없이 그저 '나'를 사랑한다.
빛나는 별을 품은 진이의 두 눈은 언제나 나를 쫓는다.
책을 읽다가도,
설거지를 하다가도,
유튜브를 보다가도 문득 고개를 들면
진이는 언제나 나를 바라보고 있다.
위의 사진은 내가 무조건적인 진이의 사랑을 처음으로 온전히 느낀 날이다.
이 날은 세상에 태어난 지 7개월 된 진이가 중성화 수술을 마치고 온 날이었다.
봉합 부위를 핥지 않도록 넥카라를 씌운 채 침대 위에서 쉴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이유도 기억나지 않지만, 이 날 역시 극심한 무력감과 우울감이 몰려온 하루였다.
테이블조차 펴기 싫어 책상 아래 있던 캐리어를 테이블 삼아 앉았다.
그때, 침대에 엎드려 있던 진이가 벌떡 일어나 내 앞으로 왔다.
넥카라를 한 채로 나를 올려다보는 진이.
낯선 불편함에 지쳐 있을 텐데도
걱정해야 할 건 자신이 아니라
오히려 나라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 진이의 눈을 보는 순간,
설명할 수 없는 온기가 가슴에 차올랐다.
진이는 온 마음을 다해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개의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는 걸.
그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랑은 이미 충분하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