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삶을 끝낼 수는 있어도, 관계를 끝낼 수는 없다.”
— 미치 앨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무렵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진이와 산책길에 나섰다.
동네를 한 바퀴 걷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잠시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 멀리서 진이를 보고 가까이 보고 싶어
한참을 따라왔다며
조심스럽게 진이를 쓰다듬었다.
그분이 반려견은 3년 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진이를 보는 순간,
자신의 반려견과 너무 닮아 눈물이 났다며
목소리가 떨렸다.
진이는 낯선 손길에도 가만히 앉아 있었다.
마치 아주머니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연신 진이를 쓰다듬던 아주머니는
“이런 털을 가진 아이는 더위를 많이 타요.
여름 산책에는 꼭 아이스팩을 넣은 옷을 입히세요.”
하고는 다시 발걸음을 돌려갔다.
그날의 짧은 만남이 오래 남는다.
3년이 지났어도 아주머니 마음속에 반려견은 여전히 곁에 있었다.
떠난 지 오래인데도 이렇게 눈물로 그리워지는 존재.
반려견이란 결국 삶에 스며드는 가족이자,
떠난 후에도 마음 한가운데 남는 큰 존재임을 새삼 느꼈다.
반려견이 떠난 자리는 공허하지만,
반려견이 남긴 사랑은 영원하다.
그래서 우리는 떠난 후에도 여전히, 함께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