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중 만난 사람(1)

by 이효진
“죽음은 삶을 끝낼 수는 있어도, 관계를 끝낼 수는 없다.”
— 미치 앨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무렵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진이와 산책길에 나섰다.


동네를 한 바퀴 걷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잠시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 멀리서 진이를 보고 가까이 보고 싶어

한참을 따라왔다며

조심스럽게 진이를 쓰다듬었다.


그분이 반려견은 3년 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진이를 보는 순간,

자신의 반려견과 너무 닮아 눈물이 났다며

목소리가 떨렸다.


진이는 낯선 손길에도 가만히 앉아 있었다.

마치 아주머니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연신 진이를 쓰다듬던 아주머니는

“이런 털을 가진 아이는 더위를 많이 타요.

여름 산책에는 꼭 아이스팩을 넣은 옷을 입히세요.”

하고는 다시 발걸음을 돌려갔다.


그날의 짧은 만남이 오래 남는다.

3년이 지났어도 아주머니 마음속에 반려견은 여전히 곁에 있었다.


떠난 지 오래인데도 이렇게 눈물로 그리워지는 존재.

반려견이란 결국 삶에 스며드는 가족이자,

떠난 후에도 마음 한가운데 남는 큰 존재임을 새삼 느꼈다.


반려견이 떠난 자리는 공허하지만,

반려견이 남긴 사랑은 영원하다.

그래서 우리는 떠난 후에도 여전히, 함께 살아간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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