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이 일상이 되기까지
작심삼일도 대단하다고 느끼는 나는
게으른 천성 탓에 꾸준히 하는 일이 없다.
취미, 운동, 연애, 여행—
그저 집에 누워 있는 게 가장 편안한 내게는 모두 먼 이야기였다.
그랬던 내가 반려인이 되고 나서
단 한 번도 빼놓지 않은 일이 있다.
바로 ‘산책’.
진이와 함께하는 동안, 산책만큼은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폭염에도, 폭설에도, 장마에도
우리는 함께 현관문을 나선다.
사실, 하루쯤은 쉬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진이가 실외배변을 하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밖으로 나가야 하니
솔직히 번거롭고 귀찮을 때도 많았다.
그래서 진이가 두 살이 될 때까지
실내배변을 유도하려 별의별 시도를 다 했다.
집에 천연 잔디를 깔아보고,
효과가 좋다는 배변 유도제를 뿌려도 실패.
급기야 “쌀 때까지 안 나가기”라는 초강수를 두며
15시간을 버텨봤지만, 진이에게 너무 미안해 포기했다.
진이는 실내배변이 싫은 아이라는 걸,
그리고 그 마음을 존중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실외배변에는 장점이 많다.
집 안에서는 개와 함께 사는지조차 모를 만큼 냄새가 없고,
배변패드 값도 아낄 수 있다.
쓰레기가 줄어드니 환경에도 이롭다.
무엇보다 매일 산책을 나가니
내 마음 건강과 몸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돈도 아껴주고 건강도 지켜주는,
그야말로 ‘효견 중의 효견’이다.
번거로움 대신 좋은 점이 훨씬 많다는 걸
이제는 알게 되었다.
산책은 단순히 배변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우리 둘 사이의 약속이자 내 삶의 리듬이 되었다.
“진이야, 산책 가자!”
오늘도 나는 진이와 함께 현관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