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 외식산업의 이슈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과당 경쟁 상태이다. 둘째는 소비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디지털 기술로 인해 외식을 둘러싼 환경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식품-외식산업의 규모는 200조에 육박할 정도이며, 불과 10년사이에 2배로 커졌다. 그렇지만 인구 약 79명 당 음식점이 한 개일 정도로 과당경쟁 상태가 되었다. 창업시장에서 음식점과 같은 생계형 창업의 비중이 60%가 넘어섰다고 한다. 치열한 경쟁은 5년 이내에 음식점 창업자의 80%가 폐업을 하게 되는 구조적 문제를 낳고 있다.
과당 경쟁 속에서 소비자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1인 가구로 불리는 가구형태의 변화는 디지털 기술, 로봇기술, 푸드테크와 함께 외식환경을 비롯한 사회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체 가구 수의 27%(570만 가구)가 1인 가구가 되었다. 홈술, 혼술을 즐기는1인 가구는 4인 가구와 소비규모, 소비성향, 지출항목 등이 전혀 다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배달음식점과 간편식 편의점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간편식 시장은 매년 22%씩 성장할 정도로 국민의 식습관을 바꿔가고 있다. 배달음식점, 간편식은 주 52시간 근무와 함께 하루에 주점이 10곳이나 문을 닫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상 속에 스며든 간편기술과 디지털 기술, 로봇기술도 외식시장에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로봇 셰프, 로봇 바리스타, 키오스크, 무인 가게 등으로 인해 음식점의 개념 자체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자신의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는 시대적 흐름도 외식공간의 변화를 유도하는 주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서비스 경험이 중요해졌다. 감각적 경험에 중심을 둔 서비스 경험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음식의 질이나 단순한 인테리어의 수준을 높이는 노력만으로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게 되었다. 모든 음식점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오감을 통한 감각적 체험을 목표로 해야 한다. 최상의 소비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감각 경험을 디자인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 음식점이나 주점이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첫째는 고객들에게 일상을 벗어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상에 지친 현대의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캐렌시아 속에서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 이들을 가게로 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상과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둘째는 매장에서 감각경험을 통해 감성충만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음식점은 고객의 오감을 모두 자극할 수 있는 유일한 업종이다. 시각과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모두를 이용해서 음식점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해야한다. 감성이 충만해지는 경험을 하게 만들자.
셋째는 컨셉으로 가득 찬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무의미한 미학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감동적이지 않다. 즐거움, 의미, 스토리 등이 가미된 컨셉으로 충만한 공간이 소비자를 집에서 끌어낼 수 있다.
넷째는 시간과 필요에 따라 변신하는 카멜레온 같은 공간이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음식점은 이제 큰 위협을 받을 것이다. 식사자리 없는 레스토랑, 레스토랑 없는 식사자리, 필요에 따라 변신하는 음식점도 가능한 시대다.
다섯째, 고객들에게 음식만 파는 곳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공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제 사람들은 음식의 맛 한가지로 음식점을 선택하지 않는다. 자신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물리적 환경을 다르게 바라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