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쁨'을 넘어 '전략'으로 인테리어를 설계하는 법
텅 빈 가게를 마주한 창업가의 머릿속은 복잡합니다. "인테리어,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 '인스타에서 핫한 감성'을 검색합니다. 일단 '예쁘게' 만들면 사람들이 찾아올 거라 막연히 기대하며, 예산의 상당 부분을 인테리어에 쏟아붓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도 자주 목격합니다. 그렇게 '예쁘게' 만들어진 공간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스러지는 모습을 말입니다.
왜일까요?
컨설팅 현장에서 마주한 수많은 실패 사례 속에서 저는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인테리어를 '목적'으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외식업에서 공간은 '예술 작품'이 아닙니다.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성공하는 가게에게 공간은,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명확한 컨셉'을 담아내는 '전략적 언어'입니다.
'예쁘기만 하고 망하는 식당'은, 그 '언어(인테리어)'가 그들이 팔고자 하는 '메시지(컨셉)'와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패합니다. 배우는 사극을 연기하는데, 무대는 SF 영화 세트장인 셈이죠. 고객은 그 부조화 속에서 혼란을 느끼고 이탈합니다.
그렇다면 '전략적인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핵심은 '컨셉'과 '니즈'의 연결입니다.
당신의 공간은 당신이 팔고자 하는 '핵심 가치(컨셉)'를 시각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Case 1: '효율'과 '가성비'가 컨셉인 국밥집'3대째 이어온 진한 국물'이 컨셉인데, 인테리어가 북유럽풍 미니멀리즘이라면 어떨까요? 고객은 '전통'이나 '진한 맛'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공장제 육수'를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반면, '허름하지만' 끓어오르는 가마솥이 보이고, 테이블 회전이 빠른 공간은 그 자체로 "우리는 겉치레(인테리어)에 쓸 돈을 아껴 당신에게 '빠르고', '뜨겁고', '진한' 국밥(컨셉)을 제공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Case 2: '특별한 경험'이 컨셉인 파인다이닝'최고의 미식 경험'이 컨셉이라면, 공간은 그 '경험'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 최고급 자재, 완벽한 조명, 그림 같은 뷰(View). 이 모든 것은 "당신은 이 정도의 비용을 지불할 만한 '특별한 권위(컨셉)'를 누리고 있다"는 전략적 장치입니다.
우리는 앞서 고객의 니즈가 '수직적 니즈(더 좋거나/싸거나)'와 '수평적 니즈(다름/취향)'로 나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전략적인 공간은 이 두 니즈에 정확히 응답합니다.
'수직적 니즈(기능/가성비)' 고객을 위한 공간점심시간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예쁜 포토존'이 아닙니다. '빠른 서빙이 가능한 동선', '편안한 좌석', '청결함'입니다. 그들의 '기능적 니즈'를 해결하는 것이 이 공간의 제1 전략이어야 합니다.
'수평적 니즈(감성/취향)' 고객을 위한 공간성수동의 '카페 어니언(Onion)'은 왜 '폐공장'을 선택했을까요? 그것이 '더 좋은(수직)' 공간이어서가 아닙니다. "나는 남들과 '다른(수평)' 감성을 원해"라는 고객의 니즈에, '날것의 느낌'이라는 독보적인 컨셉으로 응답했기 때문입니다. 이 시장에서 공간은 '예쁨'이 아니라 '다름'을 파는 무기입니다.
'인테리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이제 바꿔야 합니다.
1. 나의 '핵심 컨셉(가치)'은 무엇인가?
2. 나의 고객이 가진 '핵심 니즈'는 무엇인가?
3. 나의 '공간'은, 그 컨셉과 니즈를 연결하는 '전략적인 언어'가 되고 있는가?
인테리어에 돈을 쓰기 전에, 이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합니다.
'예쁨'은 유행을 타지만, '전략'은 본질을 꿰뚫습니다. 당신의 공간을 '소모되는 비용'이 아닌, 당신의 컨셉을 말해주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만드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