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익준의 1분 브랜딩
왜, 브랜드공간에 ‘바이오필릭 디자인’이 필요한가?
자연과 함께 살아온 인간사회가 급속히 산업화되면서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으며 자연과 단절되거나 멀어진 채 살아가고 있다. 성장 중심의 산업화 시대의 빌딩이나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의 디자인에 자연환경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주말이 되면 살던 곳을 떠나 야외를 찾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본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가 저물고 바야흐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과 기능이 서로 비슷해지면서 쉽게 차이가 구별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브랜드마케팅에서 강조되었던 기능적 효용, 심미적 효용이 힘을 잃고 말았다. 브랜드공간에서의 경험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브랜드경험디자인의 시대가 되었다.
소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려는 과시적인 소비의 시대는 저물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 자기만의 개성과 생활양식을 추구하는 소비, 자신의 경험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나누는 시대가 되었다. 요즘 사람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촘촘히 연결되었지만 정작 소외되어 쉽게 상처받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인간들에게 위로와 힐링, 진정한 삶의 질이 필요한 시대다.
이제, 브랜드공간에 바이오필리아 효과를 적용해서 사람들에게 위로와 힐링의 브랜드경험을 제공해 보자.
‘바이오필릭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바이오필리아(Biophilia)는 ‘생명애(愛)’라는 뜻으로 생명(Bio-)과 좋아함(-philia)이 결합된 합성어다. 미국의 사회생물학자 애드워드 오스본 윌슨(Edward O. Wilson)에 의해 1979년에 작명되었다. 생물의 다양성과 보전을 위한 대책으로 탄생한 개념이다.
인간은 자연 속에서 오래도록 지내왔기 때문에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면 심리적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삶의 질이 높아지고, 인간성이 발휘될 수 있다는 자연친화 사상이 바로 ‘바이오필리아 이론’이다.
바이오필릭 디자인(Biophilic Design)은 바이오필리아와 디자인의 합성어다. 자연친화 사상인 바이오필리아의 인간의 자연을 향한 본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디자인 행위, 친환경적 설계를 말한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천연소재, 자연스러운 무늬, 색상을 활용해 자연과 연결된 ‘바이오필릭’ 인테리어가 각광받고 있다.
어떻게 브랜드 공간에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할 것인가?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브랜드공간에 대한 바이오필리아 효과가 적용된 설계를 말한다. 친환경적 디자인을 의미한다. 바이오필릭 디자인 분야의 저명한 저술가 스티븐 켈러(Stephen Keller)는 다음과 같이 친환경 디자인의 6가지 설계요소를 설명한바 있다.
첫째, 환경적 기능요소를 반영하는 것이다. 색이나 물, 햇빛과 공기, 식물과 동물, 자연 소재, 조망이나 경치, 흙과 조경, 생태시스템과 불 같은 요소를 브랜드공간 디자인에 적용하는 것이다.
둘째, 자연적 모양과 형태를 반영하는 것이다. 동식물에서 모티브를 얻은 모양과 형태를 브랜드공간에 구현하는 것이다.
셋째, 자연의 패턴과 프로세스를 표현하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나타나는 패턴과 시간의 흐름을 브랜드공간에 적극적으로 풀어놓는 것이다.
넷째, 빛과 공간의 형태를 이용하는 것이다. 자연광, 빛의 투과와 확산, 빛과 그림자, 공간의 형태를 이용해서 친환경적인 브랜드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다섯째, 공간 기반적 관계를 활용하는 것이다. 역사와 문화와 공간의 의미를 연결하여 사람들에게 인지적 브랜드경험을 유도하는 것이다.
여섯째, 진화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이용하는 것이다. 공간에 매력적인 경험요소, 경외심, 숭배와 영성이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인지적 브랜드경험을 만들 수 있다.
다음 시간에는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