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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익준 Jun 24. 2021

빛으로 만드는 브랜드 경험

상품과 서비스가 넘쳐나면서 공급자 중심 사회에서 소비자 중심 사회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따라서 구별하기 어려운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이나 디자인보다 소비자의 취향과 소비경험이 마케팅의 중요한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고객의 소비경험은 다음의 다섯 가지 마케팅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다. 첫째는 인간의 오감을 통한 체험에 중점을 두는 ‘감각적 경험’이다. 둘째는 스토리텔링, 브랜드 개성, 집 같은 편안함을 제공하는 ‘감성적 경험’이다. 셋째는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나 매장 안에서 겪는 편리성, 원산지의 차별화 등을 알리는 ‘인지적 경험’이다. 넷째는 문화적 체험이나 참여 활동, 재미를 주는 활동과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경험하게 만드는 ‘행동적 경험’이다. 다섯째는 예약이나 주문 시스템, 고객관계관리, 소셜미디어의 구전 관리와 같은 요소로 느끼는 ‘관계적 경험’이다. 


오래가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면 이런 고객의 소비경험을 더욱 촘촘하게 짜고 뾰족하게 실천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섯 가지 마케팅 활동 중에서도 감각적인 경험은 매우 직관적이고 원초적이므로,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다. 감각적인 경험을 유발하는 오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중에서도 시각적인 공간 연출은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음식점 같은 상업공간의 최종적인 표정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색과 형태를 잘 계획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많은 브랜드에서 조명계획에 실패함으로서 다른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밋밋해서 아무런 매력을 주지 못하는 조명방법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 다양한 조명을 적절한 위치에 알맞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자. 다양한 빛의 겹쳐짐(layer)을 통해 오프라인 공간의 매력을 높이자. 고객들이 찾아오게 만들자. 제아무리 수고한 인테리어라도 빛을 올바로 비춰줄 때 비로소 매력이 입혀지기 때문이다.


인간은 빛이 있어야만 사물과 공간을 인식한다. 인간을 비롯한 생명의 삶은 빛에 종속된 관계다. 빛은 인간의 감정을 좌우하며, 판단과 결정은 감정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상업공간에서 고객이 경험하는 감각적 경험의 가장 중요한 시작은 빛과 색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 ‘건축화 조명’에 ‘투광조명’을 더해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자.


건축화 조명이란 완공된 건물에 조명을 부착하는 방식이 아니다. 계획단계부터 인테리어에 조명을 삽입해서 실내를 비추는 조명방식이다. 간접조명의 대부분 건축화 조명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화 조명은 어울리지 않는 조명기구가 인테리어 분위기를 망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천장이나 벽에서 빛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상업공간이 모던하고 심플한 공간으로 경험되기 위해서는 건축화 조명을 잘 사용하면서, 과거 옥외 조명 방식으로 사용되었던 투광조명(스포트라이트)을 적절히 배치해서 강조해야 한다. 건축화 조명에는 코브 조명, 코니스 조명, 밸런스 조명, 하부 간접조명 같은 간접조명 방식과 광천장, 광벽, 광기둥, 광바닥처럼 반투과 소재와 조명을 사용해서 면 전체를 빛나게 하는 조명 방식이 있다.


■ 위쪽으로 개방되고 확장된 공간을 연출하려면 코브조명으로 사용하자.


코브 조명(cove lighting)은 천장을 밝게 비추어 반사되는 빛으로 공간을 밝게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천장이 밝아지면 사람들의 관심이 천장 쪽으로 유도되며, 공간이 확장되어 공간감이 강조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빛이 중간에 단절되지 않고 부드럽게 연속되어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코브 조명에서 빛이 얼마나 퍼져나가는가의 정도는 광원을 숨기는 공간의 크기와 광원이 천장과 떨어진 거리에 따라 달라지므로 계획단계에서 세심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음식점과 같은 상업공간에서 좀 넓은 객실이나 폭이 좁으면서 긴 객실, 천장고가 높은 객실에 코브 조명으로 빛을 연출할 경우 거리감이 강조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천장이 낮고 좁은 방은 코브 조명으로 연출하면 오히려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코브 조명에 요즘 많이 사용되는 광원은 수명이 긴 LED램프인데, 빛의 밝기 조절이 가능한 것으로 선택하고 적절한 색온도의 것을 사용하는 것이 연출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중요하다.


■ 수평방향으로 확장된 공간을 연출하려면 코니스 조명을 사용하자.


코니스 조명(cornice lighting)도 대표적인 건축화 조명의 하나다. 코니스 조명은 벽과 천장이 만나는 부분에 조명기구를 감춰서 벽면에 빛을 쓸어내리는 빛의 연출 방법이다. 코니스 조명으로 인해 벽면이 밝아지면 사람들의 관심은 벽면으로 자연스럽게 모여지게 되는데, 공간이 시각적으로 밝아 보이면서, 확장되어 보이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주의해야 할 것은 감춰진 조명기구가 벽 쪽으로 다가간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코니스 조명은 광원과 벽면 사이의 거리, 광원이 설치된 곳의 크기에 따라서 빛이 확산되는 스타일과 느낌이 크게 달라지므로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여 치수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빛을 쓸어내리는 벽면에는 요철이나 거친 질감이 있는 소재를 사용하면 그림자로 인해 입체감이 살아나 공간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므로, 밋밋한 소재보다는 개성 있고 거친 소재를 적용하는 것이 좋으며, 벽면에 시각적으로 방해가 되는 불필요한 장식을 추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


■ 코브 조명과 코니스 조명의 장점을 합친 효과를 보려면 밸런스 조명을 사용한다.


밸런스 조명(balance lighting)은 벽을 비추는 동시에 천장을 비추어 공간을 밝게 만들고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조명연출 방법이다. 사람의 시선보다 위쪽 벽면에 설치된 광원을 숨기기 위해 벽면에 가림 판을 설치하고, 빛이 바닥과 천장 쪽으로 퍼져 나오도록 만들면 된다. 모든 건축화 조명을 적용할 때 주의할 점은 기구나 램프가 어떤 위치에서도 보이지 않도록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전혀 보이지 않도록 할 수 없을 경우 시각적으로 보여도 괜찮을 정도의 기구나 램프를 선택하고 깔끔하게 설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건축화 조명으로 공간을 연출할 때 자주하는 실수 중의 하나는 천장이나 벽면, 바닥에 감춰진 기구나 램프가 반사되어 비치는 것이다. 대리석이나 타일 같은 광택이 있는 소재를 사용할 때 많이 발생하는 현상인데 이래서는 조명을 숨긴 의미가 없다. 따라서 천장이나 벽면, 바닥의 마감소재는 무광의 질감이 있는 것으로 선택해야 한다. 또 자주 벌어지는 실수는 간접조명이 비춰지는 천장이나 벽면에 에어컨이나 조명기구, 창문, 환기구와 같은 조명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이 있는 것이다. 이래서는 건축화 조명을 계획한 효과가 전혀 없게 된다. 따라서 처음부터 방해되는 요소가 없도록 설계단계에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 안정감과 개성 있는 공간을 연출하려면 하부 간접조명과 광천장을 사용하자.


하부 간접조명은 높이 차이가 나는 상업공간의 계단이나 계산대 아래, 붙박이 의자 아래에 사용할 수 있는 조명연출 방법이다. 2층에 위치한 점포 같은 경우 계단에 간접조명(step lighting)을 설치하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고객들을 끌어 올리는 데 유리하다. 바닥면 근처에 간접조명을 설치하게 되면 공간의 시각적 무게 중심이 낮아져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 수 있고, 높이 차이가 있는 바닥에 간접조명을 설치하게 되면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 때문에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하부 간접조명을 사용할 경우 조명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주변의 조도가 높아서는 안 되며 색온도 3000K 이하의 따뜻한 느낌이 감도는 광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방법 역시 바닥면의 소재가 광택이 있는 것을 사용하면 광원이 드러나게 되므로 소재를 선택하는데 유의해야 한다. 신비롭고 눈길을 끄는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반투과 유리, 아크릴, 바리솔(불연성 원단)로 마감한 안쪽에 조명을 설치해서 천장이나 벽, 기둥, 바닥 자체가 발광하도록 만드는 기법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빛을 내는 면 자체가 그늘 없이 광원의 역할을 하므로 사람들에게 심플하면서 현대적인 느낌을 경험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음식점과 같은 상업공간들은 온라인을 비롯한 다양한 대체재들이 빠르고 다양하게 생겨나면서 자신의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고객경험이 중요해 지고 있다. 이제 오래가는 브랜드가 되려면 고객들의 소비경험을 더욱 촘촘하고 뾰족하게 다듬어 나가야 한다. 감각적인 경험은 가장 직관적이고 원초적인 경험이고 시각적인 연출은 그중 가장 기본이고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빛이 올바로 계획되고 연출된다면 똑 같은 형태의 공간이라도 매력은 몇 배로 높아지게 된다. 이제 음식점을 비롯한 상업공간들은 단순한 조명방법을 버리고 다양한 조명을 이용해 빛의 레이어를 만들어 내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코브 조명(cove lighting)은 천장을 밝게 비추어 반사되는 빛으로 공간을 밝게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천장이 밝아지면 사람들의 관심이 천장 쪽으로 유도되며, 공간이 확장되어 공간감이 강조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코니스 조명(cornice lighting)도 대표적인 건축화 조명의 하나다. 코니스 조명은 벽과 천장이 만나는 부분에 조명기구를 감춰서 벽면에 빛을 쓸어내리는 빛의 연출 방법이다. 코니스 조명으로 인해 벽면이 밝아지면 사람들의 관심은 벽면으로 자연스럽게 모여지게 되는데, 공간이 시각적으로 밝아 보이면서, 확장되어 보이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신비롭고 눈길을 끄는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반투과 유리, 아크릴, 바리솔(불연성 원단)로 마감한 안쪽에 조명을 설치해서 천장이나 벽, 기둥, 바닥 자체가 발광하도록 만드는 기법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빛을 내는 면 자체가 그늘 없이 광원의 역할을 하므로 사람들에게 심플하면서 현대적인 느낌을 경험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닥면 근처에 간접조명을 설치하게 되면 공간의 시각적 무게 중심이 낮아져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 수 있고, 높이 차이가 있는 바닥에 간접조명을 설치하게 되면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 때문에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진익준 브랜드경험디자인연구소 대표, 청운대학교/세종사이버대학교 외래교수


F&B 브랜드 공간에서의 고객의 경험을 연구하고, 실제 현장에서 디자인과 컨설팅을 바탕으로 강연이나 저술을 통해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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