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망하지 않는 강소음식점 만들기!
01 왜 음식점의 업종과 업태에 따라 객석배치가 달라야 하는가?
음식점의 테이블과 의자는 단순한 가구가 아니다. 점포 콘셉트와 분위기를 좌우하는 인테리어 요소이자 식공간의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점의 테이블과 의자를 고르고 배치할 때는 기능적인 측면, 업종과 업태, 브랜드 콘셉트를 고려해야 한다.
음식점의 동선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고객동선이다. 고객동선은 고객들이 점포에 들어와서 자리에 앉고 식사를 마친 후 계산하고 나갈 때까지의 동선을 말한다.
두 번째는 종업원의 서비스 동선이다. 종업원들이 고객을 객석까지 안내하며 음식을 주문받고 주문한 음식을 테이블까지 서비스하며 식사가 끝난 후 테이블을 치우기까지 종업원들이 객석과 주방, 객석과 계산대를 왕복하는 동선이다.
세 번째는 상품동선이다. 완제품이나 식재료를 음식점 내부로 반입하거나 주방과 홀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반출하기 위해 객장과 외부로 연결되는 동선이다.
02 모든 객석은 형태에 따라 장단점이 있으므로 음식점에 맞게 배치해야 한다.
객석배치는 음식점의 규모, 업종과 업태, 콘셉트에 맞게 변화를 주어야 한다. 최근에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 가까이 급증하면서 한국사회의 생활양식이 변화하면서 음식점이나 카페는 물론 영화관, 백화점 같은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형태의 객석배치가 요구되고 있다.
음식점의 객석은 앉는 방식에 따라 입석, 의자석, 평좌식석 등으로 나뉜다. 수용 가능한 고객 수에 따라 1인석, 2인석, 3인석, 4인석, 다인석으로도 나눌 수 있으며 형태에 따라서는 카운터석, 사각 테이블, 원형 테이블, 부정형 테이블로 나눈다. 객석의 형식마다 고유한 특성과 장단점이 있으므로 외식기업의 콘셉트에 맞게 여러 가지 형식을 조화시키는 것 중요하다.
03 왜 객석배치가 달라지면 음식점의 이미지가 달라질까?
세로형 객석배치는 고객동선에 대해 테이블이 평행한 방향으로 놓는 것을 말한다. 세로형 배치는 구조가 단순하여 자리에 앉기 쉽고 종업원이 서비스 업무를 수행하기에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객장 전체를 세로형 배치를 할 경우 단조롭고 지루하며 딱딱하게 느껴질 위험이 있다.
가로형 객석배치는 고객동선에 대해 테이블을 직각 방향으로 놓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10평 전후의 소규모 음식점이 중앙의 통로를 중심으로 좌우 벽면에 가로형 객석배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명쾌하고 효율적이다. 그러나 객장 전체를 가로형 배치만 할 경우 단체고객에 대한 대응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따라서 20평을 넘는 음식점은 가로세로형을 섞어서 배치하는 것이 좋다. 공간의 효율을 높이고 지루하지 않는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객석배치를 잘못하면 오히려 동선이 꼬이고 종업원이 힘들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단순하게 테이블과 의자만 사용해서 객석배치를 하게 되면 독특하며, 감성 넘치는 공간을 연출하기에 부족할 수가 있다. 부스나 붙박이형 객석배치는 편안하고 프라이빗한 느낌을 주고 싶은 개성을 추구하는 음식점에 필요한 객석의 형태다.
사람들이 앉기 싫어하는 홀의 중앙은 물론 코너형, 라운드형 등의 자유로운 객석배치가 가능하며 디자인에 따라 개성만점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스형 객석은 다양한 규모의 단체고객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을 수 있고, 일반 의탁자에 비해 공간을 좀 더 많이 차지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객 단가가 높은 음식점이나 객석 간 사생활과 안락함이 중요한 음식점, 주점 같은 곳에 적용하는 것이 좋다.
테이블과 의자를 섬처럼 간격을 두고 배치하는 객석배치를 아일랜드형 객석배치라고 한다. 호텔의 커피숍이나 라운지, 비어홀, 옥외 테라스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자유롭고 독립된 객석배치이다.
충분한 거리를 둔다면 이런 객석은 사람들에게 여유롭고 안정된 느낌을 줄 수 있으나 객석들 사이에 동선을 충분히 유지하지 않으면 혼잡해 보이고 사생활이 느껴지지 않는 포장마차 같은 느낌을 줄 수가 있다.
다른 객석배치에 비해 수용 가능한 고객이 줄어들 수 있는 객석배치이므로 음식점의 콘셉트에 맞는지 확인해 보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
04 왜 객석배치에 따라 매출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을까?
객석배치가 음식점 경영성과(매출액, 종업원의 서비스 속도, 고객만족)에 미치는 영향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리모델링 인테리어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한 고기구이 전문 음식점의 사례가 그것을 말해준다.
5년 정도 고기음식점을 운영하다 근처에 신축된 오피스텔 빌딩의 상가 2층으로 자리를 옮겨 새롭게 오픈한 이 사례의 음식점은 전형적인 객석배치와 어수선하고 차갑게 느껴지는 인테리어 분위기의 문제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매장을 방문해 점검한 결과, 매출이 오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동선과 객석배치였다. 분위기는 그 다음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첫 번째 문제는 테이블 수가 부족한데다가 6인 테이블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음식점이 속한 상권은 오피스 상권이었다. 짧은 점심식사 시간에 빠르게 최대한 많은 직장인 고객들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음식점에서 의자의 개수(총 객석 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테이블 개수다. 테이블 개수는 일정한 시간에 수용 가능한 고객 그룹의 최대 숫자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고객 팀의 숫자다.
이 점포의 문제는 절대적인 테이블의 개수가 부족한 것도 문제인데, 6인 테이블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100개의 의자를 가진 음식점에 약 70~80명의 고객이 식사를 하고 있고, 더 이상 테이블이 없다면 남는 의자가 20~30개 있더라도 손님을 더 받을 수 없다. 이때 만석률은 70~80%라고 말한다.
따라서 음식은 테이블을 더 잘게 쪼갤수록 만석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4인용 테이블 하나를 놓기 보다는 2인용 테이블 두개를 붙여 놓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고객의 불만도 없애면서 고객의 수요에 따른 공급을 최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기음식점은 배기 닥트나 전기, 가스 설비가 테이블에 연관되어 있어서 테이블의 위치가 한 번 결정되면 재배치할 수 없으며, 로스터 때문에 최소 4인용 테이블이다. 객석배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업종이다. 너무 많은 6인용 테이블은 만석률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정말 신경 써야 한다.
고기음식점 같은 한식당에서 서비스스테이션을 어디에 얼만큼 배치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고객들에게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종업원을 덜 쓰거나 피로도를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례의 경우에서 문제는 꼭 필요한 위치에 적절한 개수의 서비스스테이션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 개의 테이블에서 최소 3~4개씩 사용하는 석쇠의 수납위치도 문제였다.
오피스 상권의 고기음식점에서는 단체 회식을 위해 방해받지 않는 독립된 공간을 원하는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사례의 경우 단체에 대응이 가능한 탄력적 객실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과 그 나마 있는 객실의 규모도 어정쩡하다는 것도 문제였다.
객실의 폭도 비좁아서 종업원들이 손님의 의자 뒤에서 고기를 구워주기가 너무 힘든 구조였다. 직장인의 점심시간을 위해서는 테이블 쪼개기가 필요하지만, 저녁 회식시간에는 탄력적으로 변형 가능한 객실이 있어 매출이 극대화될 수 있다. 개방된 홀이라도 이동이 가능한 파티션을 필요에 따라 설치해 주면 고객들이 서로 덜 방해받고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할 수가 있다.
고기음식점에서 정육식당처럼 육부공간을 손님들에게 개방하는 것은 요즘도 가끔 볼 수 있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하루 종일 육부작업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육부공간은 가급적 주방과 가까운 곳에 두어야 좋다는 것이다.
사례의 음식점은 육부실과 주방이 너무 멀다는 것이 문제였다. 주방의 위치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면 차라리 육부실을 포기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부실로 인해 너무 많은 공간배치가 틀어져 버린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고려하여 왼쪽 창가의 6인용 테이블을 없애고 4인용 테이블 두 개를 붙였다. 6팀을 동시에 더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된 것이다. 아울러 테이블 다리를 양쪽 중앙에 있는 것으로 골라서 유사시 테이블 사이에 2명이 더 앉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로 인해 가능한 최대 매출은 6~23% 높아졌다.
또한 테이블 사이에 투시되는 금속제 칸막이를 설치해서 간소한 룸의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는 평소에는 홀로 사용하면서 언제나 16~20명의 단체를 수용할 수 있는 간이 객실 4개가 새로 생긴 것과 같은 효과다.
화장실 앞 비좁은 통로를 남. 여 고객이 함께 사용하는 것도 문제였다. 복도를 중간에서 차단하고 남. 여 화장실의 입구를 독립시키고 생긴 공간에 왼쪽 창가석의 고객을 위한 서비스스테이션을 설치했다. 서비스가 한결 쉽고 빨라지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오른쪽 위의 육부실과 크고 작은 객실을 없애고 다양한 단체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목적 홀을 배치했다. 호텔의 연회장처럼 이동식 칸막이(moving wall)를 설치해서 점심시간에는 개방된 홀로 사용하다가 독립된 공간을 원하는 단체고객에 맞도록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20명, 40명, 60명, 80명까지 얼마든지 확장 가능한 탄력적 운영이 가능해진 셈이다.
우측 중앙 홀에는 부스형 객석과 서비스스테이션을 배치해서 편안하고 안락하면서도 위쪽 다목적 홀과 아래쪽 창가 석에 대한 서비스가 빨라질 수 있게 되었다.
우측 하단의 창가석도 접이식 칸막이를 설치해서 필요와 요청에 따라 간이 룸이 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통로 측에 접한 테이블 하부에는 석쇠를 수납할 수 있도록 해서 서비스를 빠르게 하고 직원의 피로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구조변경을 통해 위기에 빠졌던 고기음식점의 총 객석은 152석에서 176석으로 16% 증가했고 30개(4인용 14, 6인용 16)였던 테이블은 43개(4인용 41, 6인용 2)로 바뀌었다. 이것은 동시에 최대 30팀 밖에 수용하지 못했던 음식점에서 43개 팀을 받을 수 있는 음식점으로 바뀐 것이라 더 뜻깊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실제 사례를 통해서 음식점이 왜 업종과 업태에 따라 객석배치가 달라져야 하는지, 객석의 형태에 따라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객석배치를 바꾸면 음식점의 이미지가 달라지고 매출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외식기업과 음식점 사장님들이 객석배치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현재 운영하고 있는 음식점의 객석배치에 개선할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는 계기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진익준 브랜드경험디자인연구소 대표, 청운대학교/세종사이버대학교 외래교수, 작가, 공간경험디자이너
F&B 같은 상업 공간에서의 고객의 브랜드 경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공간 디자인과 프로젝트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대학과 단체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매일 소셜미디어에 글을 쓰면서 공부하며, 독자들과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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