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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익준 Jul 18. 2021

왜, 음식점이 고객의 기다림까지 디자인해야 할까?

인간은 하루 24시간 중에서 8시간은 잠을 자는 데 사용하고, 8시간은 업무를 보는 데 사용하고, 8시간은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언가를 위해 기다리는데 하루 중 시간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을까?” 기다림은 대기시간을 말하며, 낭비되는 시간을 의미한다. 


기다림은 우리의 삶에서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일종의 찌꺼기다. 우리는 출근을 위해 대중교통을 기다리면서 기다림을 경험한다. 


누군가와 만나 회의를 하거나 식사를  하기 위해서, 음식이나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하루의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알차게 하루를 목표한 데로 의미 있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낭비되는 시간인 기다림은 어쩔 수 인간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기다림은 삶의 한 부분이고, 어쩔 수 없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제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교통수단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은 지금까지 숙명처럼 여겨져 왔던 기다림, 대기를 더 이상 당연시 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 


각종 첨단기술들은 시간과 공간을 압축하고 있다.


우리는 과거보다 더 먼 거리를 떠 빠른 시간에 이동할 수 있으며, 원한다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런 환경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더 이상 필요 없는 기다림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로 만들고 있다. 


밤 10시까지만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배송되는 신선식품, 근거리라면 1시간 이내에 배달되는 편의점 상품, 배달료를 조금 더 지불할 의사만 있다면 바로 집까지 음식을 배달해 주는 단 건 배송 같은 서비스가 개발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 음식점을 비롯한 식품, 외식기업들도 고객들의 기다림, 즉 고객들의 대기행렬(queue)을 보다 효과적으로 디자인하고 관리하는 것이 자기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높이는 경쟁전략이 되고 있다. 


고객의 대기행렬은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기다리는 고객의 줄’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적인 고객의 대기행렬은 은행창구, 슈퍼마켓의 계산대, 음식점 같은 눈에 보이는 ‘고객의 줄’로만 여겨져 왔다. 그러나 오늘날 대기행렬은 주문과 상담을 위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대기’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따라서 음식점과 같은 서비스 기업들은 고객의 기다림(대기행렬)에 대해 과거와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고 최선의 개선책을 찾아 나갈 필요가 있다. 이제 고객의 기다림(대기행렬)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음식점 같은 서비스업은 제조업과 다른 고유의 특성이 있다. 


서비스라는 상품은 소비와 생산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고객의 수요변동에 제조업처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야속하게도 고객들은 언제나 무작위로 도착하며, 그 자리에서 즉각적인 서비스를 요구한다. 손님으로 가득 찬 음식점처럼 서비스 기업의 설비가 준비된 능력을 넘어 섰다면 고객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거나 다른 음식점으로 가야만 한다. 


이처럼 서비스 기업은 고객의 도착률과 서비스에 필요한 소요시간의 변화로 인해 기다림(대기행렬)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서비스 기업들에게 기다림(대기행렬)은 숙명이다. 제조업처럼 여유 시간에 미리 만들어 놓은 재고를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해결책도 찾아야 한다. 


서비스 기업에서 고객의 기다림(대기행렬)을 관리하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두 전략은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결합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첫 번째 전략은 대기가 발생한 원인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고객의 기다림(대기행렬)은 고객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것, 즉 대기가 발생한 원인을 찾아 균형을 잡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수요를 조정해 주는 것은 고객의 도착을 유도하는 것과 같다. 예약 시스템을 가동하거나 마케팅 활동을 통해서 사람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 서비스 능력이 남아도는 시간과 공간, 계획된 방법으로 고객이 도착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가능하다. 


최근 스타벅스와 같은 식음기업들은 웹이나 앱, 키오스크, 카운터 직접주문 등으로 다양한 선택방법을 제공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줄여 나가고 있다. 


버거킹과 같은 패스트푸드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다림과 고객접점을 최소화해 나가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노력들이 가능케 하고 있다. 서비스 공급에 해당하는 직원의 근무 스케줄을 과학적으로 조정하는 방법의 병행도 필요하다. 


대기를 관리하는 두 번째 전략은 고객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서비스 산업에서는 대기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완벽하게 없앨 수는 없다.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일어나고 제조업처럼 재고를 이용해 수요와 공급의 차이를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다리는 고객들의 심리적 경험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할 수 없다면 고객의 심리를 이용해서 기다림에 따른 불만과 불안을 제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국의 유명한 샤브샤브 전문 음식점 ‘하이디라오’는 기다리는 고객들에게 적절한 대기공간을 제공하고 음료와 다과, 볼거리와 놀 거리, 네일아트와 휴대폰 청소, 구두닦이, 오락시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음식점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즐거운 경험으로 바꿨기 때문에 고객들은 ‘하이디라오’에서 한 시간 이상을 대기해도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대기의 즐거웠던 경험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다. 8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의 ‘이학갈비’ 같은 음식점은 적지 않은 규모의 무료 카페 ‘담소방’을 음식점 안에 운영하고 있다. 


커피와 음료, 혈압계, 적절한 온도,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사운드는 고객들이 대기하는 시간을 압축하고 배려 받는 감정을 경험하게 만드는 데 효과가 있음은 물론, 다시 음식점을 찾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고객의 심리를 이용하는 다른 방법은 고객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유명한 마시멜로우 실험에서 선생님이 자리를 비운 동안 맛있는 마시멜로우의 유혹을 뿌리치고 선생님이 돌아올 때까지 참고 기다린 어린이들은 주의를 다른 곳에 둔 아이들이었다.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것을 계속 생각하지 못하도록 주의를 분산시켜야 한다. 대기하는 동안 메뉴판을 제공하거나 주문지를 작성하게 만들면 서비스가 시작되었다는 느낌을 주고 대기 시간을 짧게 느끼도록 만들 수 있다. 


자신이 얼마를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고 대기하는 것처럼 불안하고 짜증나는 일은 없으므로 번호표나 호출벨을 제공해서 기다림의 터널이 언제 끝나는지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경우 대기하는 고객들이 줄을 설 필요가 없으므로 다른 고객들이 식사하는 장면이나 상품을 둘러보게 할 수 있으므로 식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거나 추가적인 매출을 올릴 기회가 생긴다는 장점이 있다.     


음식점과 같은 서비스 기업들에서 산업의 특성상 고객들의 대기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첨단 기술로 인해 시간과 공간이 압축되고 모든 것의 속도가 빨라진 세상을 살고 있는 고객들은 아날로그 시대의 고객, 기다림을 당연시했던 고객들과 많이 다르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객들의 기다림을 디자인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이제 서비스 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 경쟁전략이 되어 가고 있다. 



중국의 유명한 샤브샤브 전문 음식점 ‘하이디라오’는 기다리는 고객들에게 적절한 대기공간을 제공하고 음료와 다과, 볼거리와 놀 거리, 네일아트와 휴대폰 청소, 구두닦이, 오락시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음식점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즐거운 경험으로 바꿨기 때문에 고객들은 ‘하이디라오’에서 한 시간 이상을 대기해도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대기하는 것처럼 불안하고 짜증나는 일은 없으므로 번호표나 호출벨을 제공해서 기다림의 터널이 언제 끝나는지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경우 대기하는 고객들이 줄을 설 필요가 없으므로 다른 고객들이 식사하는 장면이나 상품을 둘러보게 할 수 있으므로 식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거나 추가적인 매출을 올릴 기회가 생긴다는 장점이 있다.     


밤 10시까지만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배송되는 신선식품, 근거리라면 1시간 이내에 배달되는 편의점 상품, 배달료를 조금 더 지불할 의사만 있다면 바로 집까지 음식을 배달해 주는 단 건 배송 같은 서비스가 개발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진익준 브랜드경험디자인연구소 대표, 청운대학교/세종사이버대학교 외래교수, 작가, 공간경험디자이너



F&B 같은 상업 공간에서의 고객의 브랜드 경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공간 디자인과 프로젝트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대학과 기업, 사회단체 등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매일 소셜미디어에 글을 쓰면서 공부하며, 독자들과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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