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의 드라이브 길에 라디오에서 <꿈의 대화>가 흐르는데 음 뭔가 싱거운 듯해요. 가수 두 분 중 이범용 씨의 현란한 에헤헤이 에헤헤가 들려야 하는데 안 그런 거예요. 언제 다시 불렀나 찾아보며 그 옛날로 돌아가 잠시 머물렀는데요.
그 이범용 씨가 김창기 씨와 1990년대 중반이었나 '창고'라는 팀으로 불렀던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 장을 살 게>를 큰오빠 덕에 좋아했던 저는 강릉을 떠올려보다가 오늘은 속초를 그리던 참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어요. 저녁 차린다고 끊기긴 했지만.
집에 와서 다시 마무리를 하는데 시험 다 끝나고 코로나 백신 2차 맞고 길게 낮잠 자고 일어난 작은애가 "엄마 이제 골목도 잘 그리네!" 해요. 그래? 하고는 너희들 늦은 저녁이나 야식을 아빠에게 넘기며 그리는데 늘어야 덜 미안할 거 아니냐. 하는 대답이 절로 나와요. 큰애가 낮에 와서 라면을 먹고 간 오늘 보내며 생각했죠. 하루 한 끼는 내 손으로 먹일 날이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네. 그림도 그려야 하는데..... 표만 사지 말고 아니 표도 안 사지만 그림 그리다 외로워질 때 강릉도 가고 속초도 가야 하는데.... 말이에요.
연필 스케치 하고 펜으로 덧입히다가 손에 묻은 연필이 여기저기 문대져서 남은 걸 살려 놓아요 일단은. 사진으로 잘 안 살긴 하는데 나쁘지 않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