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ne Thiebaud, Confections, 1962. Oil on canvas, 16x20in.
네 종류의 파르페 잔에 각기 다른 아이스크림이 담겨있다. 초코 시럽을 곁들인 초콜릿 아이스크림 위에는 생크림과 먹음직스러운 체리가 얹어져 있다. 그 옆에는 호리호리한 모양의 키가 제일 큰 파르페 잔이 있다. 녹차 색상의 초록 아이스크림과 딸기 무스인 듯한 아이스크림이 층층이 쌓여있고 역시 생크림이 토핑으로 올라가 있다. 오렌지 마멀레이드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섞은 듯한 속 깊은 파르페 잔도 있고 마지막으로 과일을 곁들인 아이스크림이 담긴 넓고 낮은 파르페 잔이 있다.
이 그림을 보니 문득 우리 조원들이 떠올랐다. 키가 크고 똑똑한 Z, 키가 작고 세심한 E, 감각적이고 손재주가 좋은 A, 조용하지만 한 방이 있는 J, 그리고 (E의 말에 따르면) 사람 좋아하는 진돗개 같은 나까지. 너무나도 다르고 개성 있는 다섯이 모여 한 조가 되었다.
내가 다니는 센터는 조별 팀 프로젝트를 위주로 돌아간다. 내가 ‘일’이라고 표현하는 팀플, 그것은 모두가 알다시피 쉽지 않다. 특히나 일면식도 없던, 공통점보다 다른 점이 더 많은 다섯이 한 조가 되어 팀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조율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사실 힘든 건 팀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도 포함하는 듯하다.
센터에서 살다시피 하고 모여서 해야 할 일이 많아 요 근래엔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보다 조원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길다. 그럴수록 갈등이 발현하기 더 쉬워지는 듯했다. 서로 간의 생각을 터놓고 조율해야 했다.
우리는 갈등이 폭발하기 전 미리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목표치와 노력을 조정해나가자고 약속했다.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알아가고 있다. 우리는 하나의 팀이자 존중받아야 할 개별적인 존재라는 것을. 서로 잘하는 것, 관심사가 다르고 생각도 다르지만 그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할 고유한 영역이라는 것을 확실히 했다.
생김새도 키도 출신도 생각도 모두 다른 우리는 그럼에도 본질은 같다. 마치 다양한 모양의 잔에 담긴 여러 가지 맛의 아이스크림처럼 우리도 다르지만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되새김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