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즈민 Dec 03. 2023

11월의 추억을 간직하며

멈추고 싶은 시간은 언제인가요? 삶 중간, 잠시 멈추고 싶어요.


겨울 바다에 세게 부딪치는 파도 소리

파도, 그 바닷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에피소드 1.



둘째 대학 수시 1차 합격 후 면접을 보기 위해 아빠와 내일부터 바쁜 일정이 시작됩니다.

연년생 둘째는 항상 자기 속 마음 표현이 조용해요.

유치하게 혈액형으로 비교한다면 1살 위 언니와 같은 형인데도 전혀 다른 성향을 보이죠.


조용하고 자기만의 색깔이 강해요.

그리고 진로 또한 스스로 결정합니다.


저에게는 통보에 가깝죠.

때론 이런 아이에게 섭섭함도 느낍니다.


그 전날 저녁 식사 후 남편과 맥주도 한잔하고 긴 시간 운전에 대해 조심하길 바라는 여러 이야기 중


둘째가 처음으로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대학 전공으로 고1 때 처음 정한 진로는 [산업 디자인]이었어요.

사촌 언니가 디자인 전공이라 나름 과외도 했었죠.


그림을 전공하기 위해 기초부터 시작하게 되는 그 시간이 많이 늦은 출발이라 생각했어요.

대부분 미술은 어릴 때부터 꾸준한 연습과 노력, 재능도 중요한 부분이고,

산업디자인 경우 일러스트 등 컴퓨터 관련 프로그램도 배워야 한다는 것 정도는 제가 아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여러 상황이 걱정스러웠고 어른의 시선으로 제가 그 아이의 꿈에 개입을 했었습니다.


정말 제 입장은 조언이었죠.


하지만 아이는 엄마가 너무 강하게 말해서 무서웠다고 합니다.


"엄마가 무섭게 말해서 더 이상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


'뭐?'


나는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고 말았어요.


단순히 지금 현재 사회에서의 직업적인 향후 조언이 그 아이의 꿈을 꺾었나?


혼란스럽고 엄마의 진심 어린 조언이 그 아이에게 흘러간 파도의 파장이  그렇게 컸나?

현재 둘째는 전혀 다른 진로를 꿈꾸고 있어요.






내리사랑이라고 했던가요?


첫째도 사랑스러웠고 둘째도 많이 사랑으로 키웠는데


너무도 바쁜 엄마가

툭 던져졌던 말이


그 아이에게

쉴세 없이 몰아치는 파도가 되어

그 마음을 긁은 상처가 되지 않길 바라게 됩니다.


파도는 분명 넓은 바다가 멈추었을 때 고여 섞게 되는 걸 막기 위해 끊임없이 흔들고 있었을 겁니다.

파도로 인해 바닷속과 그 주변 수많은 것들은 그 흐름의 영향을 받았겠죠?


미처 알지 못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미안했습니다.


저 또한 부모님의 끊임없는 파도에 견뎌냈고 현재를 살아가듯


아이도 자기 삶을 멋지고 아름다운 조각상으로 만들어 낼 것이라 믿어요.



부모는 힘드네요.


나의 아버지, 어머니도 많이 힘들었겠죠?



Ps.


아이 마음 상처가 깊게 남겨지지 않길~

11월 바램.


2023년 11월 마지막 시간에.






작가의 이전글 마음을 나눈다는 것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