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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즈민 Dec 08. 2023

그 어느 사이와 어느 시간 속에서

시작하는 나의 시간

 요즘 날씨가 겨울인데도 따뜻하게 느껴지는 날이 많다. 

그러다 갑자기 바람이 불고 추워서 오들오들 떨게 만든다.

변덕스러운 내 마음과도 같다.


 근래 나는 새벽 운동을 한다. 하게 된 이유는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한 몸무게가 감당이 안되서이다.

그렇게 시작한 새벽 운동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새벽 운동을 계속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새벽 공기이다. 

공기가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원함으로 정화시켜 주는 느낌이다.

그래서 새벽 5시 30분 운동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12월에 새벽운동은 차가운 새벽 공기가 자꾸 고민하게 만든다. (그러면 안돼!)


 프리랜서로 10년 넘는 교육 강사 활동을 하면서 늘 긴장 속에서 생활한다.

매년 상, 하반기 제안서와 이력서, 그리고 다음 시즌 연락을 기다리는 어쩌면 조금은 수동적인 삶을 살게 되는 부분도 있다. 10년을 열심히 살아왔다. 새로운 수업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밤새어 샘플을 만들었던 적도 있고 열심히 수업한 것이 부정적으로 평가받았을 때도 있었다. 전문강사로 활동을 하기 위해 더 많이 움직이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작년 큰아이가 대학을 가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 둘째.

아직 중2 아들이 있지만 그래도 떠나보내게 될 아이들에게 왠지 허전함이 느껴진다.


 유튜브 영상에서 어느 강사는 빈 둥지 증후군을 왜 느끼냐고 한다. 이제부터 자기 삶을 더 열심히 살면 된다고. 


 난 그런 의미의 빈둥지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내 일을 위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고 그런 시간 속에서 아이들에게 부족함이 있지 않았을까? 약간은 방목으로 키운 것 같은 미안함이 타지역에서 생활하게 될 아이들을 보면서 느껴진다.


 정신없는 하루 일과 중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새벽 5시 30분이다.

그 시간이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내가 살아 온길, 가족에게 소원했던 나 자신을 조금은 반성하게 만드는 시간이된다. 전투적인 하루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게 되는 유일한 시간.


어느 사이 그 시간 속에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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