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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비교가 아니라 존중 속에서 일어난다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by 로드매니저Y

친구가 나보다 한 발 먼저 나아갈 때, 속으로 그 상황을 마냥 반기지 못하는 내 마음을 인정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정이란 평등한 듯하지만, 관계 속에서는 늘 비교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우정은 우열이 아닌 수평의 시선 위에서 비로소 깊어질 수 있다.


'내 가좀 더 많이 알아'

'내가 먼저 경험해봤어'


이런 태도는 때로 말보다 빠르게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우정은 정보로 나뉘지 않고, 위치로 결정되지 않는다. 나보다 느리게 가는 친구가 있고, 앞서가는 친구가 있어도, 중요한 건 그 속도를 기준으로 하지 않는 마음이다.


관계는 깊은 연결도 있지만, 느슨한 접촉이 주는 의미도 있다. 느슨한 관계는 오히려 전혀 새로운 시야와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리는 너무 가까운 관계 속에서는 익숙한 정보와 관점에 갇히게 된다. 반면, 가끔 스쳐가는 인연이 뜻밖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모든 인연이 깊어야 할 필요는 없고, 모든 관계까 내 사람이 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건, 그런 다양한 관계들 속에서 내 중심을 지키는 일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들 역시 나로 인해 상처받지 않도록 조심하는 마음이다. 겸손이란 말은 단지 낮추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향한 세심한 존중의 태도다. 우정은 말로 떠든다고 깊어지지 않는다. 침묵 속에서, 오랜 시간의 쌓임 속에서 꽃 피는 것이다.


충고 역시 마찬가지다.

진짜 충고는 내가 옳다를 외치는 것이 아니다. 내 생각을 솔직하게 나누되, 상대의 선택을 끝까지 믿어주는 자세, 때로는 뒤로 물러설 줄 아는 용기가 충고를 진짜 관계로 만든다. 결국, 상대가 내 말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존중이자 배려이다.


운동선수의 세계는 끊임없는 비교의 연속이다.. 기록으로, 순위로, 결과로. 친구이자 동료였던 선수가 먼저 이름을 알릴 때, 마음 한켠이 불편한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진짜 경쟁력은 남보다 빠르게 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속도로 멀리 가는 것이다.


너무 앞서간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반드시 더 멀리 가는 건 아니다. 늦었다고 해서 뒤처진 것도 아니다. 중요한건 누가 더 오래 자기 길을 묵묵히 걸어가느냐이다. 혼자 훈련하고, 조용히 노력하며, 스스로와 싸우는 시간은 언젠가 반드시 보이게 되어 있다. 때론 결과로, 때론 태도로, 그 애씀은 숨기려 해도 드러날 수밖에 없다.


충고는 받아들이되,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그리고 자신의 곁을 걷는 모든 이들과 비교가 아니라 성장의 동반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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