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인)에 대하여

나를 포함한 사랑

by 진전노트


仁(인)에 대하여 — 나를 포함한 사랑


1. 한자 어원 — 仁

仁 = 人(사람) + 二(둘)
→ 두 사람이 마주 선 모습
→ 사람과 사람 사이가 바르게 서도록 하는 마음


-《설문해자(說文解字)》
「仁, 親也。」
“인(仁)은 친함이다.”


-《예기·중용》
「仁者, 人也, 親親為大。」
“인은 사람됨이니, 그 핵심은 친(親)함이다.”

즉, 仁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피어나는 정(情)과 배려다.

2. 동양철학에서 본 仁 — 원문

1) 공자 — 사랑 + 예(질서)

-《논어·안연》
「仁者愛人。」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논어·안연》
「克己復禮為仁。」
“자기를 이기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다.”

仁 = 사랑 + 예
→ 단순 감정이 아니라, 절제된 사랑과 관계의 조화


2) 맹자 — 본래 있는 측은지심

-《맹자·공손추 상》
「惻隱之心, 仁之端也。」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인의 시작이다.”

仁의 씨앗은 공감


3) 순자 — 훈련으로 이루는 덕

-《순자·비상》
「仁義生於禮樂。」
“인과 의는 예와 음악에서 생긴다.”

仁은 배움과 습관으로 완성

3. 서양 사상에서의 대응

완전히 같은 개념은 없지만 유사한 의미를 지닌 것은 다음과 가깝다.


1) 아가페(Agape)

- 고린도전서
“사랑은 오래 참고… 자기 유익을 구하지 않는다.”

→ 조건 없는 배려와 인내


2) 아리스토텔레스 — 필리아(Philia)

- Nicomachean EthicsVIII.3
“우정은 덕을 위한 것이다.”

→ 덕을 함께 이루는 관계


3) 칸트 — 인간 존엄

- Groundwork of the Metaphysics of Morals
“인간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로 대하라.”

→ 타자를 존중하는 태도

4. 인(仁)에 대한 나의 생각

— 나를 포함한 사랑


공자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仁者愛人),
그리고 자기를 이기고 관계의 질서로 돌아가는 것(克己復禮)을 인이라 했다.


여기서
己 = 이기심
禮 = 관계의 질서

라고 해석한다면

극기복례의 인은 내 안의 이기심을 넘어 관계를 조화롭게 만드는 일이 된다.


하지만 때때로
“나를 지우고 남을 위하라”는 해석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는 마음’ 없이 지속되는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하면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올 수 있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것"의 의미가 가장 와닿는다.

부족한 나, 두려운 나, 어설픈 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는 일,
그 수용이 깊어질수록
타자에 대한 수용 역시 확장된다.


나는 이런 자기 수용이 세상을 수용하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말하는 仁은
나를 포함한 사랑이다.
희생이 아니라, 존재가 확장되는 사랑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때때로 고민한다.
“나는 이기적인가?”


하지만 이기심과 성장의 경계는 흐릿할 때가 있다.

그렇지만 잘 생각해 보면
나의 성장이 결국 모두의 성장을 이끌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가 함께할 때

나를 먼저 돌봐야 하는 시기가 오면

이렇게 말해보려 한다.

“나는 너를 이미 충분히 사랑한다”가 아니라,
“나는 너를 더 사랑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은 나를 돌본다.”


지금 내 일에 몰두하는 시간이
결국 더 넉넉하게 누군가를 품기 위한 준비일 수도 있다.


오늘도 나는
나를 포함한 사랑으로
한 걸음씩 걸어가고 싶다.

목요일 연재
이전 02화美(아름다움)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