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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 Mar 06. 2023

7인 7색 방탄소년단의 솔로앨범들 (1)

최근 발매한 J-Hope의 <On the Street> 을 중심으로. 


방탄소년단 스페셜 에디션 단체 화보. 2021. @GQ KOREA

방탄소년단하면 떠오르는 노래는? ‘Dynamite’, ‘Butter’, ‘작은 것들을 위한 시’부터 ‘봄날’, ‘DNA’, ‘Yet to come’, 그리고 ‘소우주’, ‘Fake Love’, ‘불타오르네’, ‘피 땀 눈물’까지. 히트곡을 나열하기에도 숨가쁘다. 일곱 명의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모여 빌보드 1위를 찍기까지의 기간을 ‘BTS 전기’라고 칭한다면, 군백기 이후 이어질 완전체로서의 방탄소년단은 ‘BTS 후기’라고 칭해볼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12월 진의 입대를 시작으로 오는 4월 제이홉의 입대를 앞두고 있는 지금, 최근 발매된 제이홉의 ‘On the street’를 중심으로 각 멤버별 솔로앨범들을 모아서 소개해보기로 했다.



1.  제이홉 (J-Hope) : <on the street (with J. Cole)> (2023)

on the street (With J. Cole) 앨범 이미지. 2023년 3월 3일 발매. @HYBE


제이홉, 그리고 BTS 프로듀서로 익히 알려진 ‘피독’, 

미국 대표 래퍼로 손꼽히는 ‘제이콜’까지

3인이 함께 작사 작곡 및 프로듀싱으로 빚어낸 작품이다.


j-hope 'on the street (with J. Cole)' Official MV @Youtube


자본을 아끼지 않은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일은 즐겁다. 퀄리티가 훌륭하고, 아티스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선명하게 표현해내기 때문이다. 대형기획사들의 창작물들이 끊임없이 주목받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테다. (슬프지만 현실이다.)


제이홉의 <온 더 스트리트>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빈티지한 감성이 세련되게 담겼다. 영상의 처음부터 끝까지 선굵은 서사나 스토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잘 찍은 사진가가 만든 아트북을 보는 것같이 눈이 즐거워 몰입이 된다. 방탄 소년단 멤버 중 첫 주자로 ‘솔로 정규 앨범’ <Jack In the Box>(2022)를 발매한 제이홉이지만, <Jack In the Box>의 타이틀곡 <방화>보다 <온 더 스트리트>가 대중의 입장에서 좀 더 받아들이기 편했던 것은 사실이다. 


방탄소년단 멤버 중 처음으로 솔로 정규 앨범을 발매했던 제이홉. 타이틀곡 '방화' (2022) 컨셉 이미지. @HYBE


<방화>는 제이홉이 과감하게 록 장르를 선택해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시도였다면, <온 더 스트리트>는 제이홉이 잘하는 스트릿 장르를 '로 파이 힙합 (Lo-fi Hip-hop)'으로 내추럴하게 표현해낸 느낌이다. 제이홉에게 대중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바로 ‘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전에 발매한 <치킨 누들 수프>처럼 타이트하고 빡센 군무가 아니라 길을 걸어가며 자연스럽게 춘다. 이 모습이 더 세련되고, 다른 의미로 멋이 있었다. 한국 대중음악씬에서 의외로 ‘스트릿’ 장르를 무대로 접하기가 쉽지 않은데, 제이홉이 이 부분을 영민하게 작품화한 느낌이다. 실제로 얼마 전 유튜브 ‘문명특급’에 출연하여 ‘스트릿 장르’의 무언가를 준비중이라는 인터뷰를 하였는데, <온 더 스트리트> 홍보 멘트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닐 것만 같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제이홉의 트레일러 같은 싱글이었다.


라틴 음악이 접목된 <치킨 누들 수프>도 상당히 좋습니다. 피쳐링 Becky G. 2020. @HYBE 

2. 알엠 (RM) : <Indigo> (2022)


RM <Indigo> (2022) 앨범 이미지. 고 윤형근 화백의 작품 '청색'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사진) @BIGHIT 

RM이 작년에 발매한 ‘인디고’ 앨범은 전곡을 통으로 듣길 추천한다. 지금처럼 싱글앨범 단위의 곡들이 차트를 지배하기 전까지는 ‘잘 만든 앨범’이 최소 다섯 개가 넘는 트랙으로 리스너들의 손에 쥐어지고는 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모든 트랙이 색다르게 이어지는 앨범다운 정규앨범을 RM이 만들어주어 매우 고맙게 들었다. 

RM <Indigo> 트랙리스트 이미지. 파형이 담긴 것이 매우 새로웠고 흥미로웠다. @BIGHIT

특히 이 앨범은 1번 트랙 ‘Yun’의 시작부분부터 윤형근 화백의 내레이션을 도입하는 등 미술과 음악을 접목한 시도가 돋보이고, 네오 소울의 최강자 ‘에리카 바두’의 피쳐링부터 ‘타블로, 체리필터 조유진, 박지윤’ 피쳐링, 뿐만 아니라 못(Mot)의 이이언이 프로듀싱한 ‘Change pt. 2’ 트랙, 끝판왕으로 ‘앤더슨 팩’ 피쳐링에 이르기까지. RM의 센스가 돋보이는 주옥같은 뮤지션들이 다수 참여하여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RM의 앨범 비하인드 인터뷰에 따르면 모든 트랙을 고심하여 배치하였다고. 특히 마지막 트랙 ‘No. 2’는 박지윤의 목소리로 다음을 기약하는 듯한 배치까지, 하나의 앨범이 아트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다. 자연스러우면서 세련되고 담백하면서 솔직한 아티스트 RM의 색깔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Indigo> 앨범을 듣고 나면 인간 김남준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RM <Indigo> 앨범 타이틀곡 '들꽃놀이 (with 조유진)' Official MV @Youtube
RM <Indigo> 앨범 수록곡 'Still Life (with Anderson .Paak)' Official MV @Youtube
RM 'Indigo' 앨범 매거진 필름. BANGTAN TV.  @Youtube


3. 슈가 (SUGA) : Agust D - 대취타 (2020)


Agust D '대취타' MV. 'August D'는 슈가의 또 다른 활동명이다. 솔로 한정. @Youtube


처음 이 뮤직비디오를 봤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국악과 힙합의 결합이다. 대취타는 임금의 행차가 있을 때 연주되던 행진가로, 이 곡에서는 트랩 비트와 함께 국악기로 구현되었다. 가요에 국악을 끼얹는 시도는 방탄소년단 ‘IDOL’ 때도 있었지만, ‘대취타’는 좀 더 선명하다. 한국적인 요소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 위에 래퍼이자 프로듀서 ‘슈가’가 작두를 타듯 랩을 한다. 왕을 주제로한 내용이다보니 뮤직비디오 스케일도 필연적으로 커졌다. 든든한 자본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개인의 앨범에 하기 힘들 시도를 슈가는 빅히트와 함께 해냈다. 이 영상을 보고 ‘슈가는 대취타를 하고 싶어서 방탄소년단을 했구나’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August D '대취타' 뮤직비디오 스틸 컷. 대취타 뮤직비디오는 2023년 3월 6일 기준 4.1억뷰를 기록했다. @BIGHIT


다시봐도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만한 뮤직비디오였다. 대취타는 국내 음원사이트에서 들을 수 없는데, 이 시기까지만 해도 방탄소년단의 개인 솔로 작품들은 무료 음원으로 배포했기 때문이다. 수익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내게 해주는 소속사와, 그런 소속사에게 엄청난 수익을 안겨 주었기에 자유로워진 방탄소년단의 능력적인 배경에 놀라기도 했다.


August D '대취타' 뮤직비디오 스틸 컷.  @BIGHIT

언젠가 발매될 슈가의 정규 앨범이 정말 기대된다.



2탄으로 돌아옵니다.

음악평론가 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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