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나에게 알려준 것들
사랑은 나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가장 뛰어난 스승이었으며 가장 모질고 아픈 방법으로 나를 몰아 부친 스승이기도 했다.
큰 웃음을 주었다가 통곡 속으로 나를 밀어 넣기도 했고, 가슴 터질 듯한 행복감으로 충만하게 해주었다가는 가슴 찢어지는 고통으로 넋을 놓게 만들기도 했다. 이 모진 냉온의 감정의 반복속에서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경이로움을 연출하기도 했다.
사랑이 나에게 가장 먼저 알려준 것은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무엇이든지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얼마나 큰 오산이며, 오만이며, 삿된 생각인지였다.
육체를 지배하던 정신이 어떻게 전도되며 육체의 욕정이 정신을 지배하면서 사랑이 어떻게 변질되어 가는 지를 깨닫게 해주었고, 이별을 위해 가장 비열하고 사악한 거짓말을 하게 만드는 것도 사랑임을 보여주었다.
또 사랑 자체는 구원이 될 수 있으나 나의 사랑으로는 나 스스로도 구원할 수 없다는 것을 가장 잔인하고 아픈 방법으로 목도하게 해주었다.
사랑하는 일에 지쳐 사랑 없는 연애만으로 만족하던 시절, 사랑 없이 맺는 연애 관계에 결국 다치는 것은 나를 온전히 사랑해주었던 상대가 아닌 상대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했던 나 자신에 대한 혐오가 그 어떤 사랑보다 쓴 독으로 나를 망가뜨릴 수 있음도 알게 해 주었다.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주기만 해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있다는 당연한 사실과 끊임없이 욕심을 부려가며 가시 돋친 말을 해도 잘라낼 수 없는 사랑이 있다는 어이없는 사실이 아무렇지 않게 공존하는 것 또한 사랑임을, 그리하여 머리로는 도통 이해하려고 들어서는 안된다는 것도 가르쳤다.
격려와 위로, 기다림과 인내, 포옹과 입맞춤 내가 바란 것은 이것. 이것뿐이었지만 때로는 이마저도 너무나 과분한 관계가 있음을 나와 같지 않다면 결국 얻게 되는 것은 비난 또는 비난보다 더한 침묵뿐이었다.
난 더 무엇을 배워야 하나? 더 배워야 할 것이 남아있는 건가? 남은 것이 이 모진 반복의 수레바퀴 안에 있다면 낮게 엎드리겠다. 사랑이 나의 머리 위로 그냥 지나쳐가기를
사랑에게 청하노니 이제 하산하고 싶다.
너의 아름답지만 잔인한 가르침에 난 더 버틸 용기가 없다. 더 이상 더는.
사랑 연재를 시작합니다.
사랑에 대한 단상들, 경험들, 추억들, 아픔들, 물음들로 채워갈 예정입니다.
쓰여지는 글들은 픽션일 때도 논 픽션일 때도 있습니다.
함께 사랑에 대한 마음을 공유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단! 글쓴이와 글을 나누어 생각하기 어렵겠지만 글 그대로를 저에게 투사하여 상상하는 일은 사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