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명상에 푹 빠졌어요.
말이 좋아 명상이지, 거창하게 시작한 건 아니고 그저 군중 속에서 불안해말고 스스로의 틈을 찾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생각 외로 너무 큰 도움이 됩니다. 실상 제가 하는 게 진짜 명상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처음으로 제 머릿속을 비우는 행위를... 삼십 인생 처음으로 해 보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 자꾸 누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환청이 계속 이어져 정말로 머리를 좀 비우기로 했거든요. 누군가 그랬는데, 외로울 때는 공포영화를 보면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되는 기분이라고 했거든요. 저는 외로운 게 아니라 진짜 옆에 누군가 있는 것 같아서 생각을 좀 비우려는 의도인데...
동생에게도 링크를 보냈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무턱대고 호흡만 반복했는데, 그것도 나름 효과가 있어요. 엉성하게 하나, 둘, 셋... 같은 것에서 들숨 날숨이 되고... 마침내 머릿속에 아무 명령어도 없이 그저 말없이 서서 두 발 끝에만 집중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고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쉬웠어요. 떠오르는 해 앞이라거나 폭포수 아래에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기합을 넣어 택견 자세를 하지 않아도 됐고, 생각보다 하나도 거창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놀랐지만.
지인들도 한몫했습니다. 제 편두통의 팔 할은 신경 쓰는 일 때문이라고 말해줬어요. 한약까지 지어다 준 친구 덕분에 머릿속에서 계속 재생되는 이상하고 끔찍한 영상도 빈도가 조금 줄었어요.
볕을 많이 쬐고 있는데 걷다 보니 또 자연스럽게 머릿속이 텅 비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오늘은 또 절에 다녀왔는데 난생처음으로 불상 앞에서 이상한 고해성사도 했어요. 문장은 이상하지만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가 없네요. 고해성사. 그러니까, 사실 올 때마다 어떤 것도 강요하지 않아서 고맙다고요. 좋은 사람들과 있어도 마음이 삐뚤어진 채 휘청휘청 걷는 건 제 몫이기 때문에 얼른 고치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실상 명상으로 원하는 건 다른 게 아니라, 불쑥불쑥 머릿속에 찾아오는 나쁜 생각을 하나 둘... 줄여보려고 하는 일이기도 해요. 나쁜 생각이 든다고 해서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데 그게 지나치면 자신이 다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링크 하나 두고 갈게요. 자기 전에 해 보세요. 제가 검색한 키워드는 '초보, 명상'이 두 가지뿐이라...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방금 지인에게도 하나 보냈는데 잡생각에 시달리고 있는 걸 어찌 알았냐고 묻더군요. 어찌 알긴.. 내가 그러니까 알지...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EC%B4%88%EB%B3%B4+%EB%AA%85%EC%8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