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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면접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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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Aug 01. 2023

인성 면접  : know yourself

면접에 마음을 담자.  

1. 나를 드러내라.  

   

면접관: “취미가 뭐죠?”

응시자: “여행입니다.”

면접관: “음...... 어디 가봤어요?”

응시자: “중국, 일본, 동남아......”

면접관: “유럽은 안 가봤어요?”

응시자: “아 네 아직.”

면접관: “우리는 유럽 갔다 온 사람 뽑고 싶은데.” 

응시자: “네? 아, 저......”

우리가 흔히 인성 면접이라고 부르는 면접 당시 면접관과 오고 갔던 대화이다. 대화 내용을 보고 여행사? 관광 관련 업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놀랍지만 여행과는 전혀 관계없는 기업이다. 우리나라에서 대기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를법한 회사의 반도체 파운드리 신입사원 공채 면접 내용이다. 반도체라면 세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뽑는 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한다고? 의아해할지 모르겠다. 과연 면접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예상대로 불합격이었다.      


필자는 첫 수업에서 교육생에게 늘 하는 질문이 있다. 면접 경험이 있는지, 실패 경험이 있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실패 원인을 자세히 묻곤 한다. 실패 원인을 알아야 교육생의 문제점이 파악될 테고 그래야 다음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때 필자에게 들려준 교육생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다음은 어떻게 되었나요?”

“유럽 갔다 온 사람 뽑고 싶다는 면접관의 이야기에 너무 당황해서 정신이 완전히 나가버렸고요. 그 이후로는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도 거의 못 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그런 질문을 도대체 왜 하는 거죠?”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취준생 대부분이 드는 의문일 것이다. 이런 질문을 도대체 왜 하는 걸까? 사람 마음을 전부 헤아릴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면접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답은 매우 간단하다. 면접자에 대해 잘 알고 싶어서. 일 것이다. 취미가 무엇인지, 어디를 가봤는지, 가장 좋았던 여행지는 어디인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무엇인지, 여행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여행은 왜 하는지,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인지...... 이렇게 면접이 흘러갔다면 면접자에게는 매우 순탄한 면접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질문과 답변으로는 면접자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더구나 기출이다, 예상 질문이다, 뭐다 해서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면접자들은 철저히 무장을 하고 나타난다. 자신의 단점은 꼭꼭 숨기고, 먼지만큼의 매력이라도 있다면 최대한 앞으로 내세우고, 드러낸다.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의 장점도 가지고 온다. 면접관들이 해야 하는 일은 그렇게 온갖 치장을 하고 나타난 면접자들의 포장지를 벗겨내고 안에 숨어있는 진짜 면접자를 보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압박 질문, 꼬리 질문이라는 것을 한다. 면접자가 예상하지 못하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생뚱맞은 질문, 직무와 전혀 관계없는 질문, 반복되는 압박 질문, 도저히 의도를 알 수 없는 질문 등을 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에는 누구든 당황하게 마련이고 당황하면 꽁꽁 싸매고 있던 갑옷을 벗게 된다. 진짜 자신이 보인다. 당황했을 때의 표정, 눈빛, 목소리, 손동작, 그리고 답변까지 평소 자기 생각, 습관, 말투가 나온다. 이제야 진실이 보이는 것이다.     


현재 필자와 스피치 수업을 하고 있는 교육생과 면접 관련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교육생은 필자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면접 코칭 사진을 보고 이렇게 말을 꺼냈다. 참고로 교육생은 현재 대기업의 간부로 신입사원 면접을 맡고 있다. 

“그 사진 보니까 옛날 생각나더라고요. 나도 예전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는데, 이제는 내가 면접관이 되었네요. 그때가 그립습니다.”

“면접관이 되시고 나니 새롭게 보이는 것이 있나요?”

“물론이죠. 저도 면접에서 수없이 떨어져 봤던 사람으로 그때는 왜 저런 태도로, 왜 저런 질문을 하나 생각했는데, 지금 제가 그럽니다. 더 심하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 여러 번 거르고 뽑아도, 뽑아놓고 나면 미친놈? 들이 꼭 있어요. 그러니 면접 방식이 자꾸 바뀌고 질문도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면접은 왜 보는 것일까? 내가 지원한 직무와 회사에 최적의 인재임을 증명하기 위해서이다. 좀 더 단순하게 말하면 ‘나’를 보여주기 위한 만남이다. 왜곡되거나 과장되지 않은 ‘나’를 말이다.   

  

2. 마인드맵으로 나 탐색하기 


면접이 나를 보여주는 만남인 것은 알겠는데, 그러면 나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필자: “이 회사에 지원한 이유가 뭐예요?”

교육생: “글쎄요......(웃음)”

필자: “자기소개할 수 있어요?”

교육생: “...... 아니요(웃음)”

필자에게 면접 코칭을 받으러 온 교육생 대부분과의 첫 대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10명 중 10명은 본인이 회사에 지원한 이유를 정확히 말하지 못한다. 다를 안정적이라고들 하니까, 월급 못 받을 일은 없으니까. 그들의 웃음 뒤에는 이 두 가지 이유가 있으리라 짐작한다. 그리고 이것은 필자의 교육생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아마 취준생 대부분이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이들은 왜 필자의 질문에 대답을 못 하는 것일까? 왜냐면 자신에 대해 한 번도 진지하게 고민해 본 경험이 없으니까. 내 여자친구가 혹은 내 절친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는 알아도 정작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은 모르는 경우를 많이 본다. 돌이켜보면 20대의 나도 그랬다. 성적을 올리고 스펙을 쌓기 위해 밤새 쓰고, 외우기 바빠 정작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은 없었다. 필자의 경우엔 30대 중반부터 나에 대한 고뇌? 가 시작되었던 듯하다. 나는 무엇을 하면 행복한지, 무엇에 재능이 있는지, 어떻게 살 것인지,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등에 관한 생각 말이다. 그리고 50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도 이러한 생각은 진행 중이다. 만약 20대 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물론 지금도 행복하지만 조금 더 깊게? 행복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인생이든 면접이든 포인트는 단 하나, 바로 나 자신이다. 나를 돌아보라는 의미이다.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면접이라도 그 핵심은 똑같다. 나 자신이다. 나에게 그 답이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나 자신을 돌아보자. 그리고 단시간에, 면접에 최적화된 ‘나 알기’의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바로 마인드맵 그리기! 마인드맵을 따라가다 보면 면접의 실마리가 서서히 풀릴 것이다. 기출 질문도 산더미인데 웬 한가한 소리냐고 할지 모르겠다. 마인드맵은 하루 10분이면 된다. 기출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인드맵 작성 요령>

① 사무실이나 방 한쪽 벽면에 A0 정도 되는 종이를 붙인다. 

② 종이 가운데 ‘나’를 적고 나를 둘러싼 나와 관계된 것들을 그려나간다.

③ 마인드맵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생각이 날 때마다 한자씩 적는다.

④ 키워드를 보고 관련 경험, 당시 나의 생각, 감정, 관계, 상황 등을 적고 파일로 저장한다.

⑤ 저장된 파일을 읽으며 면접 시 답변 가능한 경험과 생각을 따로 정리한다.     


이렇게 마인드맵을 정리하면 ‘아, 그때 내가 이랬었구나.’, ‘그래, 내가 이런 일도 했었지.’, ‘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네, 그런데 왜 방법을 바꾸려 하지 않았을까?’ 등등 자기반성, 후회, 위로, 용기, 즐겁고 기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조금 더 깊이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사람의 말에는 힘이 있다. 진정성 있는 답변이 나올 수밖에 없다. 매끄럽거나 특별한 재능은 없지만 진심이 담긴 말 한마디의 힘은 엄청나다. 수많은 지원자 사이에 반짝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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