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 에렌이 원했던 자유는 무엇이었을까.
오랜만에 잊고 있던 #진격의거인 애니메이션 마지막 부분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왜 진격의 거인이 2010년대 일본 만화 최고의 작품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기에 몇 가지 포인트에 대해서만 생각을 좀 해보려 한다.
1. 자유에 대해.
이 작품의 주인공인 에렌은 자유를 갈망하는 캐릭터다.
진격의 거인 초반부에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명대사가 있다. ‘그날 인류는 떠올렸다. 녀석들에게 지배당했던 공포를. 새장 속에 갇혀 있던 굴욕을’
사람은 모두 다 자신의 자유의지로 살아간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의 현실에 주어진 조건과 제약들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벽 안의 사람들 역시 그러했다. 자신들은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살아가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아갔지만, 사실상 그들은 벽이란 공간 안에서만 살아가며, 자신들을 구속하는 벽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가기를 꺼려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에렌의 말을 빌리면 마치 가축처럼 살면서 아무렇지 않게 지낼 수 있는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제약과 규제 속에선 100%의 완전한 자유 같은 건 존재할 수 없다.
에렌은 바로 이러한 한계를 깨트리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고 생각하며 이 자유를 갈망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드디어 에렌은 세상의 끝이라고 생각했던 바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바다에 도착했을 때 마주한 것은 자유가 아닌 자신들을 억압하는 새로운 환경이었다. 그가 원하는 완전한 자유란 세상의 규제 속에 갇혀서 결코 이룰 수가 없는 자유였다.
결국 이 세상의 갈등과 증오의 관계 속에서 완전한 자유를 찾을 수 없었던 그는 그 누구보다 자유를 갈망했지만, 그 갈등의 중심에 있는 사람으로서 결코 거기서 빠져나올 수 없는 자유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이에 그는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숨어서 남은 짧은 여생을 살다 가고 남은 이들은 적들에게 도륙을 당하게 둘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적을 자기가 가지고 있는 힘으로 멸절시키고 자기가 사랑하는 이를 구원할 것인지.. 그는 후자를 선택했으며, 그는 자신을 얽매던 모든 규율과 제한을 벗어던진 채 그저 자신이 원하는 데로 행동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그가 그토록 누리고 싶어 하던 자유를 짧게나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행동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억압하고 생명을 빼앗는 모습이었으며 그는 이러한 행동의 결과를 잘 알고 있었다. 이에 마지막으로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에게 죽임을 당하는 결말을 준비하면서 남은 사람들은 증오의 연쇄고리를 깨고 평화를 이루어 평안한 삶을 살아가길 바랐다. 그는 결국 끝까지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게 된다.
에렌이 생각하고 바라왔던 자유는 과연 어떤 것일까?
진정한 자유는 단순히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진격의 거인을 보면, 벽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유롭다고 믿지만, 사실은 거대한 시스템과 두려움 속에서 제한된 삶을 살고 있고. 반대로 에렌이 말하는 자유는 벽을 넘어서는 것이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침해하게 되며 그 사람들의 생명까지 앗아가는 행동으로 커져가고 말았다. 에렌은 벽을 부수고 완전한 자유를 찾으려고 했지만, 결국 또 다른 벽(책임과 결과)에 갇혀버렸다.
그렇다면 진정한 자유란 무엇일까? 정답은 없을 것이다. 특히나 에렌이 바라던 아무런 규제와 제제 없이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자신은 진짜 원하는 모든 것을 해나가며 살 수 있는 자유. 그런 것은 없을 것이다
완전한 자유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또 다른 억압이 되는 것이다. 결국, 진정한 자유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능력'과 동시에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균형'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른다. 자유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지만, 그 선택을 할 때는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이 따를 것이다.
우리는 모두 어떤 벽(사회적 규칙, 환경, 책임 등)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 벽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벽을 완전히 부수려 하면 에렌처럼 또 다른 억압에 갇힐 수도 있고, 벽을 무조건 받아들이면 그저 자신의 자유를 스스로 억압하며 살아가는 존재가 될 것이다.
결국, 우리는 벽을 인식하되, 그 벽에 지배당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거 아닐까?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자유와 우리를 제한하는 벽 안에서의 책임은 조율하는 능력.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그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만화적 상황설정이고 만화적 결말이긴 해도 에렌의 결정과 책임으로 자신이 욕받이를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영웅으로 만듬으로 인해 짧지만 그래도 증오로 가득 차 있던 세상에 살아남은 사람들에겐 평화를 가져다주었듯이, 실제 우리 세상에도 자신의 권리와 자유만을 부르짖는 것이 아닌 사회 속에서 책임을 다하며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지켜갈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다.
그렇게 나의 자유를 지켜가면서 다른 이의 자유도 지켜주는 삶을 살아가는 법을 알아갈 때 그 안에 진정한 자유가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