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퇴사

팀원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메세지

by 백진주


팀원들에게 슬랙으로 남기는 메세지를 사전에 작성해 뒀다.


내가 퇴사하기 전 한 명의 팀원이 퇴사하면서 타이핑 후 출력한 편지지를 받은 팀원들이 불만사항을 조금 내비쳤다. 손글씨인줄 알고 기대하고 열었다가 약간 실망했다. 라는 이야기였다.


또 한 명이 있는데 인턴이 나가면서 손편지를 써서 줬는데 내용이 천편일률적이고 짧다는 게 불만사항이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둘 다 하지 않으리 생각하며 사내 메신저 툴인 슬랙을 활용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래는 팀원들에게 남긴 내 마지막 메세지다.




이번생에 퇴사는 처음이라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에요 저, 백진주 ><


한 분 한 분께 개인 톡을 드려야 하나 전화를 드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9개의 짧은 편지나 통화보다는 1개의 정성스런 편지를 작성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인사드려요.


모든 분들이 알고 계시듯 오늘은 제가 스코에서 마지막으로 출근하는 날입니다. 솔직한 심정은 시원섭섭해요. 2년 1개월 이라는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을 지내왔어요. 쉬지 않고 달려왔고 그 속에서 돈 주고도 못 살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입주멤버부터 시작해서 인턴들 그리고 스코의 운영진 여러분들까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사회생활은 힘들기만 하고 직장동료나 상사는 왜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며 매일아침 출근하면서 가슴 한 켠에 사표한 장씩 들고 출근한다는 무서운 인상을 심어줬는데 그렇게만 보이던 사회생활 속에 막상 들어와 보니


정말 왜 그런지 알 것 같더라구요


하하하 장난이구 정말 좋았어요. 힘든 순간들도 물론 있었죠. 일을 못해서 힘들거나 일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거나 고객이 컴플레인을 한다거나 등등 힘든순간들도 있었지만 되돌아보면 그 순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업무를 하다보면 쓴 소리를 해야할 때가 있다는 것, 격려를 해야할 때가 있다는 것, 업무를 책임감있게 끌고 가야한다는 것, 누군가의 지시만 기다리는 것이 아닌 일을 치고나가야 한다는 것, 힘이 들 땐 한 번 쉬어가야 한다는 것 등등 많은 시행착오를 여러분과 함께 했고 그 시행착오를 함께 고민해주고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는 팀원들이 있었다는 것을 느끼네요.


이번 한 주 출근길이 참 색다르게 다가왔어요. 제목에서 말했듯 이번 생에 퇴사는 처음이라 마음이 뒤숭숭했어요. 섭섭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아깝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면서 다음 스텝에 대한 기대감에 차오르기도 하고,,,그러다 보니 이렇게 오지 않을 것 같던 마지막 날이 왔네요.


20대 초중반 하면 스코에서의 추억이 굉장히 많을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저에겐 강렬했고 소중했고 성장한 시간들이었어요. 그게 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겪을 수 없었던 감정이에요. 그래서 제가 여러분에게 바라는 것이 있어요.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5개 정도??


1. 제가 혹시 밉보이거나 서운하게 한 점이 있다면 그건 깨끗이 잊어주시구요.

2. 제가 언제든 전화하면 반갑게 맞아주시구요

3. 제가 만나자고 하면 맛있는 밥 한 끼 같이 해주시구요

4. 혹 업무를 하다가 문득 제가 생각나는 날엔 눈물을 애써 감춰주시구요

5. 어디든 잘 가겠지 라는 마음으로 보내주세요


끝으로 힘들다고 짜증도 부리고 어리광도 부리면서도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줬던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다양한 감정속에서, 여러 환경 속에서 항상 여러분이 있었기에 이젠 사회라는 곳이 그렇게 무섭기만 한 곳은 아니게 됐네요. 감사했고 앞으로도 안부 물을 수 있는 친한 언니, 오빠, 동생으로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ps. 팀원 한분 한분에게


대표님 :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 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다양한 포지션에 있어보며 잡다하게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주 맛집 많이 알려주시고 데려가 주셔서 감사해요. 오히려 광주에 있는 맛집보다 전주에 있는 맛집을 더 많이 아는 듯 싶어요.


창석 팀장님 : 인턴을 연장하고, 매니저가 되기까지 팀장님의 혹독한 피드백, 냉혹함을 이겨낼 수 있는 강자가 되었습니다. 하하하 인턴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고 매니저가 된 데에는 팀장님에 대한 믿음이 가장 컸어요. 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앞에서 이끌고 뒤에서 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신입 매니저들 놀래키지 마세요!! 안놀라는 척 하지만 저도 놀라요,,


현수 팀장님 : 항상 소소하게 꿀팁 많이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특히 무슨 물품살때 팀장님한테 물어보곤 샀는데 앞으로도 자주 여쭤볼 것 같아요. 그리고 팀장님은 참 웃긴사람이에요 라고 했는데 화내지 않아서 감사해요. 정말 좋은 뜻으로 한 말인데 뱉고 보니깐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그리고 2년 내로 좋은 소식 기대할게요. 어머님 퇴사전에 큰 효도 시켜드릴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선영 부팀장님 : 매니저일때 함께 업무하면 손발이 꽤나 잘 맞았는데 협업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아 아쉽네요. 때론 언니같이, 때론 친구같이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참 즐거웠어요. 수다떨다보면 두세시간 훌쩍 지났는데 이젠 그렇게 자주 못한다니 아쉽긴 하네요. 좋은 에너지 뿜는 사람이니깐 너무 풀죽어 있지도 말고 너무 오버하지도 말고 하하


지호 매니저 : 2호점을 든든히 지켜주는 고목나무 같은 지호매니저, 업무인수계 하면서 자주 시간 같이 보냈는데 전주 올라온 이후로는 자주 못 봐 아쉽네요. 선영부팀장님이랑 셋이서 만났을 때 혼빠져서 그 이후론 안만나줬다니,,, 미안해요 앞으론 자제할게요. 그러니 앞으론 만나줄거죠?


수빈 매니저 : 매니저님 집에 놀러가서 여성멤버들이랑 놀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인턴때 총총총 걸어다니면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업무 해나가는 모습부터 착한캠페인 맡아서 서포터즈 리딩하고 업무분배하고 컨펌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관리자의 피가 흐르는 것 같아요. 특유의 헤헤 하는 모습이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선경 매니저 : 인턴일 때 혹독한 피드백 많이 했는데 정말 개과천선한 매니저님 리스펙! 술만 먹으면 지각하고 아디다스 입고 출근한 날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3호점 지점매니저 맡으며 4호점 론칭까지 홍길동처럼 이리 번쩍 저리 번쩍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음이 느껴져요 앞으로도 더 많이 성장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혜빈 디자이너 : 팀원들 중에 가장 짧은 시간을 함께 했는데 같은 사무실을 쓰면서 이야기의 빈도는 제일 많았던 혜디, 엄청난 리액션으로 이야기 할 맛이 나게 해줘서 고마워요 디자인이면 디자인, 마케팅이면 마케팅 전부 놓치지 않고 팔로업 해줘서 고맙고 혜디 덕분에 리액션의 좋은 예를 배워갑니다



Thank you for 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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