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진주 Nov 12. 2021

벌써 일년이다

시간이 쏜 화살 같다

어제 저녁 내가 브런치에 남겼던 글을 읽게 되었다. 요즘, 너무 기록을 안남기고 있을 뿐더러 이직한 회사에서 벌써 일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구성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정말 쏜 화살과 같다. 어떻게 일년이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브런치에 글을 남긴지 일년만에 다시 글을 쓴다. 작년 내가 쓴 글을 읽으며 내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어떤 생활을 해나가고 있었는지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을 경험하며 글을 의도적으로 남겨야 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하루에 면접을 세 개씩 보며 2박 3일의 일정을 소화했던 1년전, 최종적으로 내가 가고자 하는 회사를 선택했고, 그 곳에서 벌써 일년이 흘렀다.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이 곳에서 내가 하는 일은 영업, 마케팅, 교육, 고객응대 등의 업무들이 있다. 많은 것들을 맡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도 그렇다^^ 내가 맡고 있는 직무군을 처음 뽑기도 뽑았을 뿐더러 그 이후로 나의 후배는 없기 때문이다. 회사에 들어와서 3개월 정도 지난 뒤에 내가 80: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뭔가 뿌듯했다. 그 때 당시만 해도..


지금은 나에게 묻는다. 이 곳에서 나는 즐거운가? 만족하며 회사를 다니는가?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는가? 에 대한 대답은 선뜻 Yes라고 나오지 않는다. 전 회사를 다닐 땐, 팀원들과 회사다니는 것이 즐거웠고, 맡은 업무 모두가 즐겁거나 하고 싶은 것은 아니더라도 개 중 몇 개는 하면서 즐겁다고, 하고나서 뿌듯했다고 느끼는 업무들이 있었다. 그 과정속에서 나는 성장하고 있다고 믿었다.


코로나 시국에 이직했고, 현재도 코로나는 진행중이다. 그로인해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의 팀원들간의 유대감은 딱히 없다. 재택근무가 일상화 되어 회사출근 하는 날이 더 특별해진 요즘, 팀원들과 함께 밥을 먹지도, 식후 음료를 마시며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배부르다면서 회사 근처를 걷지도 않으니 함께 보내는 거의 없으니 유대감이라는 것이 생길리 만무하다. 그리고 내 직무는 나 홀로이기도 하니 나와 업무를 함께 공감해줄 사람이 나의 관리자(상사) 밖에 없다. 근데 상사에게 모든 것을 터놓고 솔직히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으랴, 내가 가진 불만사항, 개선되길 바라는 점에 대해 한 번씩은 말해도 팀원과 사소하게 나눌 수 있는 창구가 없으니 자꾸만 마음 한 켠에 쌓여만 간다.


근데 한 동안 이런 생각이 딱 끊긴 시기가 있었다. 연봉 재협상 후였다. 일년 하고도 1개월이 채 되기 전에 연봉협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협상이라기 보단 통보에 가깝지만... 결론적으론 10%가 올랐다. 연봉인상률 10%라는 것이 높은 것인지, 낮은 것인지에 대한 인지조차가 없었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선 연봉인상이랄 것이 없었다. 거의 최저시급에 가까운 급여를 받았고, 지방에, 20명도 채 안되는 스타트업에서 일했으니 연봉인상에 대한 기대를 하긴 어려웠다. 그래서 10%의 인상률을 받아들이고 구글링 했다. 검색결과, 퍼센티지로 보면 높지만 신입이라면 그 정도면 보통이라고 한다. 내가 회사의 기대 이상을 해냈는지, 이하를 해냈는지를 가늠할 수 없는 애매한 수치인 듯 싶기도 하다. 첫 연봉인상이라 어버버하며 받아들이기만 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내가 왜 10%의 인상률인지, 내가 더 잘 수행했으면 하는 업무들에 대해 꼭 물어봐야 겠다.


그래서 갑자기 연봉의 10%가 오르니 뭔가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다. 26살에 3천후반대의 연봉은 그리 작지도 그리 높지도 않은 수준인 듯 싶다. 근데 여기서가 문제다. 연봉인상으로 나의 물음에 대한 대답이 잠시 사라졌지만 금세 다시 피어올랐다. 오히려 돈은 좀 덜 벌어도 되니깐 더 배울 수 있는곳, 내가 성장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는 곳으로 가고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젊은 나이에는 연봉에 연연하지 말고 실력을 키우고, 나만의 무기를 키워야 한다. 스타트는 비슷할 지라도 나중에는 좁힐 수 없는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그것이 실력이던, 돈이던.


그냥 나의 생각을 어딘가 말하고 싶었다. 현재 내가 이렇다고.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맞춰야 하는 시기이다. 좀 더 무기를 갈고 닦는 것이 아닌 방향성부터 제대로 정하고 나아가고 싶다. 조급해 하지 말고 돈에 연연하지 말자. 돈을 쫓지 말자. 한 분야의 specialist가 되자.

작가의 이전글 넷플릭스 추천 [겨우, 서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