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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둥둥 Aug 13. 2022

마음의 여유와 행복

울릉도에서 느낀 여유로움과  사색


좋아하는 일본 영화 '안경'에 빙수에 올라갈 팥을 끓이는 장면이 나온다. 이리저리 관광을 할 재량으로 오키나와에 온 주인공에게 사쿠라 할머니가 하는 말이 인상적이다.


"중요한 것은 조급해하지 않는 것."



이 영화에 나온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것을 삶의 모토로 삼을 정도로 감명 깊게 봤으면서도 막상 현생을 살다 보면 잊게 된다. 온갖 걱정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나는 이번 울릉도 여행에서 영화에서 본 마음의 여유를 느끼고 왔다. 울릉도 사람들은 삶에 여유가 있었다.


버스기사 아저씨들은 버스정류장이 아닌 곳에 서 있어도 정차를 해준다. 하루는 스노클링을 하러 시간 맞춰 버스를 탔다. 그런데 여행객들이 앞 좌석에 타니 신이 나셨는지 기사 아저씨는 저것은 코끼리 바위, 저것은 무슨 바위 하면서 가이드처럼 설명을 해주셨다. 트로트가 짱짱하게 울리는 버스 안이 더욱 시끌벅적 해졌다. 버스를 타기 위해 뛰어오는 사람을 천천히 기다려주고 정과 여유가 넘치는 곳이라는 느낌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음식점도 느낌이 비슷했다. 보통은 음식점에 가면 사장님과 이야기를  기회가 많지 않은데 내가 갔던 정애 분식, 독도 짬뽕점, 맛집 만원의 행복  많은 곳의 사장님들과는 여유롭게 이야기도 주고받을  있었다. 급한 것이 하나도 없고, 하루하루가  템포씩 여유로웠다.




울릉도 여행 중 기억에 남는 곳이 또 있다. 이틀간 묵었던 게스트하우스다. 공용 공간 벽면에 쓰여 있던 글이 자꾸만 마음이 맴돈다. 사장님은 울릉도에 반해서 8년 전에 넘어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이셨다. 내가 느낀 그 여유가 좋아서 사장님도 이 섬에 머무시는 게 아닐까. 어쩌면 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글을 보니 이 섬에서의 여유와 자유로움, 아름다움이 매료된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내가 오롯이 나일 수 있는 곳, 내가 나로 살아갈 수 있게끔 하는 사람들 틈에서 살면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정말 오롯이 나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환경에서 어떤 사람들과 있을 때 진정으로 즐거운가.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와 같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꼬리에 꼬리를 문다는 말을 적으니 생각나는 게 있다. 6년 전에 만난 C가 내게 써준 글이다. 자취방 문 한쪽에 코팅을 해서 붙여놓았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생각에 꼬리를 내어줘라

꼬리가 걸리면 생각이 멈추겠지

너는 재능이 있다


결국 나는 나일뿐이다. 누군가 나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글에 적힌 말처럼 우리는 있고 싶은 곳에 있고, 잊고 싶은 것을 잊을  있다. 그렇게 행복을 누릴 자유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언제든지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지금 주어진 삶에 최선을  하며 살다가 문득 어떤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서면 그때 '' '내가 사랑하는 사람' 위해 실행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 ' 어떻게든 되겠지' 같은 무책임한 마인드가 아니라 '그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살아보면 어떨까.


너무 많은 생각과 고민에 휩싸이기보다는 내가 원하고, 추구하는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인생을 사는 것, 그게 바로 마음의 여유가 아닐까. 이렇게 말하는 나도 매번 쉽지 않은 선택과 결정들이 있다. 결정은 마음의 영역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마음에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매사를 바라보기 위해 노력해보자.


그러면 혹시 알아, 좋은 일이 일어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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