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기(2일차)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 그리고 오징어회

by 김둥둥


두 번째 날에는 오후 2시에 스쿠버 다이빙 2깡을 미리 예약해놨었다. 스쿠버 다이빙은 너무 오랜만이라서 걱정 반 설렘 반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서 저동에서 유일한 토스트집에 갔다. 가장 이름이 긴 토스트랑 따뜻한 커피를 먹었다. 아침을 시작하기에 딱 좋은 메뉴였다. 커피는 따뜻한 걸 시켰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커피는 잘 마시지도 못하면서 이럴 때는 꼭 마시고 싶어진다.


여유롭게 식사를 마치고 삼선암으로 향했다. 뚜벅이였기 때문에 전 날 출발 시간표를 미리 보고 움직였다. 렌트를 하자니 하루에 10만 원씩 하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아서 계속 버스를 타고 다니게 됐다.


스쿠버다이빙은 오후에 하기로 했으니까 스노클링을 오전에 한번 하고 싶어서 삼선암으로 향했다. 삼선암에 갔다가 관음도로 걸어가서 스노클링을 두 군데서 하기로 했다.



선창에서 내려서 삼선암까지 걸어갔다. 구름 한 점 없는 뜨거운 날이었지만 나름 걸을만 했다. 예쁘게 사진을 찍으며 걸어가니 금방 도착했다. 스노클링 하는 사람들이 조금 보였고 시간이 지나니 장비가 짱짱한 프리다이버 분들이 하나둘씩 오기 시작했다.



물 색깔이 정말 예뻐서 놀랐다. 에메랄드 빛 바다가 우리나라에도 있었다니 감탄했다. 프리다이버 분들이 들어갈 때 바위에 따개비를 조심하라고 말해주셨다. 한 번씩 물살이 잔잔해질 때 작은 바위틈으로 들어가 헤엄을 쳤다. 처음 들어갈 때만 물살 때문에 시간이 걸렸지만 안에서는 잔잔해서 괜찮았다.



테트라포드에 미역들이 숲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시야도 좋고 물도 맑았다. 삼선암 바위 쪽에 가까워질수록 물이 굉장히 깊어졌다. 7미터 이상은 되어 보였고 더 안으로 들어가면 10미터는 넘지 않을까 싶었다. 프리다이빙하는 사람들도 올 정도면 그 정도 깊이는 되니까 오는 게 아닐까. 삼선암은 울릉도의 3대 비경 중 하나라는데 정말 멋있었다.


삼선암에서 스노클링을 하다 보니 시간이 다 되어서 관음도 스노클링을 할 수가 없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 재정비를 했다. 그리고 스쿠버다이빙 샵에서 숙소 앞까지 픽업을 와서 샵으로 향했다. 슈트를 받았는데 s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입기가 힘이 들어 m사이즈를 받았다. 그런데 너무 또 커서 물이 다 들어올 것 같아서 다시 s사이즈를 시도했는데 슈트가 두꺼워서 그런지 엄청 꽉 꼈다. 그래서 30분 넘게 슈트를 입느라고 힘을 뺐다. 내 몸뚱이가 s와 m의 중간쯤인가보다.. 허리까지 올리는데만 30분이었고 보트 타는 곳으로 이동하고 보트에서 포인트로 이동하는데 20분 정도를 양팔을 끼는데 힘썼다.


손가락 위가 쓸리고, 애인은 나를 돕다가 아예 손가락 위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 약간 눈물이 날 뻔했다. 즐기러 와서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서 너무 힘을 빼니까 온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슈트를 입고 첫 번째 포인트 다이빙을 시작했다.



처음 갔던 포인트는 딴바위라는 곳이었다. 바로 입수!하려고 보트에서 뛰었다. 그런데 인플레이팅(공기를 부력조절기에 넣는)을 해야 하는데 디플레이팅을 해서 공기를 빼고 있었다. 왜 안 되나 당황을 하다가 다행히 인플레이팅을 눌러 일단 바다 수면에 둥둥 떠 있었다. 슈트 입느라 힘을 다 빼고 정신없는 와중에 당황까지 하니까 호흡이 가빠지고 약간 혼이 나가 있었다. 그래서 천천히 호흡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뒤 입수를 했다. 입수를 하고 나서도 난관에 부딪혔다. 계속해서 마스크에 물이 들어왔다. 코 쪽으로 물이 들어와서 계쏙 흥~을 해줘야 했다. 그래도 스쿠버 다이빙을 많이 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당황하지 않고 계속 물을 빼면서 다이빙을 했다. 조금 신경 쓰이긴 했지만 그래도 즐길 정도는 되었다.



두 번째 다이빙 때는 관음도 평바위라는 포인트에 갔다. 여유가 생기고 나서는 물고기 구경을 열심히 했다. 한국 바다에서 스쿠버 다이빙은 처음이라 신기했다. 수족관에서 볼 수 있는 뿔소라나, 돌돔 등이 많았다. 간혹 가다 복어도 보고 귀여운 물고기들이 있었다. 시야도 한국에서 가장 넓은 곳이 울릉도가 아닐까 싶었다. 수면 위를 바라보며 멍 때리기도 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보트 위에서 한 노부부께서 귀여운 귀가 달린 다이빙 후드를 빌려주셔서 사진이 잘 나왔다. 저게 없었으면 머리가 미역처럼 날렸을 텐데..ㅎㅎ



다이빙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오징어회센터에 갔다. 오징어를 듬뿍 초장과 함께 쌈 싸 먹으면 정말 정말 맛있다. 매운탕도 고기가 많았는데 너무 맛있게 먹었다. 술이 술술 들어가서 숙소로 갈 즈음에는 기분이 많이 업되어 있었다. 가는 길에 저동커피인가에서 호박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맛있었다. 묘하게 맛있어서 손이 가는 맛이랄까. 그렇게 숙소로 돌아가는 길, 오징어와 호박 캐릭터 모형이 크게 있었다. 울릉도에서 밀어주는 캐릭터인 듯했다. 파란 오징어와 주황색 호박… 숙소에 도착해서 호박 막걸리를 또 마셨는데 마시다말고 너무 취하는 것 같고 피곤해서 일찍 자버렸다. 술도 약한데 좀 과하게 마셨기 때문이다.


이번 울릉도 여행에서 새삼 느낀 게 있다. 좋은 것을 같이 보고, 같이 먹으면 그 행복이 배가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그 여행지가 좋아진다. 또 뭐랄까 날 것 그대로의 울릉도를 보는 느낌이었다. 아직 많이 때묻지 않은 여행지라고나 할까?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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