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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둥둥 Feb 14. 2023

사회복지사 취업준비-입사거절하기

서른살 사회초년생입니다


부산에서 취업을 고민하다가 급여 차이가 많아서 포기하고 수도권에서 취업하기로 했다. 그리고 최근에사회복지기관 한 곳에 입사 지원을 했다. 거리가 좀 멀긴 했는데 괜찮겠지 싶었다(지금 생각해보면 출퇴근 거리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서류에 합격했다. 기분이 좋았지만 면접을 갈까 말까 고민했다. 서류 합격한 그 기관이 너무 멀기 때문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래도 면접은 가보는 게 좋지 않겠냐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면접 경험을 쌓는다 생각하고, 가보고 너무 그곳이 괜찮으면 멀더라도 다닐 수도 있는 거니 면접을 보러 갔다.


집에서 면접 장소로 갈 때는 1시간 30분 조금 넘게 걸렸다. 할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압박 질문 없이 자연스럽게 면접이 진행되었다. 긴장은 했어도 준비했던 말들은 다 했다. 하지만 뽑힐 거라는 기대는 없었다. 돌아오는 길은 이상하게 더 막혔다. 1시간 40~50분 걸린 것 같다.


돌아오고 바로 전화가 왔다. 웬걸, 합격이었다. 합격연락이 기뻐야 하는데 왜 이렇게 혼란스러울까. 너무 고민이 됐다. 거리도 거리인데 그것 말고도 고민되는 것들이 있었다. 하루종일 고민했다. 고민하느라 머리가 지끈거려 몸살이 날 정도였다. 기관 분위기도 좋아 보이고, 가까웠다면 일하면서 정말 즐겁게 다닐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역시 너무 멀고, 이렇게 고민하며 확신이 없는 기관에 가는 건 나에게도, 기관에게도 좋을 게 없을 거라는 생각에 입사 거절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마음을 먹기까지 정말 어려웠다. 면접관분들이 관련 경력 없는 나를 좋게 보고 합격의 기회를 주었는데 입사를 못한다고 말을 한다는 게 너무 죄송하고, 혼란스러워 눈물이 펑펑 났다. 그래도 해야될 일은 해야 했다.


거절이 이렇게 어려워서야... !


애인의 응원을 받고 굳게 결심을 했다. 합격 연락을 받고 바로 다음날 거절 의사를 밝힌 이메일을 보냈다. 최대한 정중히! 그리고 전화까지 해서 다시 한번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개인적인 사유로 입사가 어려울 것 같다는 말, 합격시켜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 앞으로도 기관을 응원하겠다는 말을 썼다. 전화로는 더욱 간단했다. 후순위의 사람을 뽑으면 될 테니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내 빠른 결정이 회사에 더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입사 거절(포기)할 때 알아야 할 것


1. 최종합격 후 최대한 빨리 포기 의사를 밝힐 것.

2. 입사를 못하는 이유는 ‘개인사정’으로 말할 것.

3. 최대한 정중하게 감사와 죄송함을 표현할 것.

4.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할 것.



이 경험으로 나는 거절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모든 나의 선택과 행동에 큰 책임이 따른 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이제 다른 곳에 다시 지원을 해야 한다. 집에서 가깝거나, 아예 부산으로 가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할 것 같다. 서울로 취업해야겠다고 굳게 다짐했었는데, 다시 부산과 서울 취업을 다시 고민하게 된다.


다음 스텝은 과연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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