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사회초년생입니다
지난주에 면접을 봤다. 면접 보고 나온 뒤 여기서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면접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고 지원한 직무도 해보고 싶었던 터라 합격했음 하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갔다.
잠을 7시간 이상은 자야 컨디션이 좋은 편이라, 잠이 조오금 부족해서 침대에 누웠다. 피곤은 한데 잠이 안 왔다. 초조한 마음을 누르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지구마불 본영상을 세 편 모두 보고도 합격자 발표 시간까지 두 시간이나 남았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청소기를 돌리고 옷장을 열어 괜히 정리를 해댔다.
드디어 발표 시간이 됐다. 곧이어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김둥둥씨 맞으시죠? 최종합격하셨습니다. 면접 보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 “
합격이라니! 주마등처럼 지난 이십 대의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 아파서 토하면서 일했던 바리스타 시절부터 필리핀 어학연수, 호주 워홀 하면서 고생 했던 시간, 아름다웠던 홍해의 바닷속, 시시각각 변하던 안나프루나 트레킹 길, 죽음과 내가 누리는 것들에 대해 고찰하던 바라나시, 팔자에도 없는 편집 디자이너, 인도 레스토랑 아르바이트, 대학교 생활 4년 그리고 지금!
나와 같은 나이의 친구들은 벌써 가정을 꾸리고 예쁜 아이를 낳아 기르거나 결혼을 준비한다. 그럼에도 나는 늦었다고 생각될지도 모를 서른의 나이에 새로 시작하는 것이 설레고 좋다.
누구나 아는 대기업도 아니고, 선망받는 스타트업도, 공무원도 아니지만 지금 내 가치에 가장 잘 맞는 기관이라 마음에 쏙 든다. 사회복지 업무를 하게 되었다. 너무 만족스럽다.
유명한 강사 전한길 선생님은 말하셨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라고. 맞다. 만족하면 행복하다. 나와 같은 조건이라도 만족하지 못하고 불행할 수 있다.
입사 후 일을 하다 보면 힘들고 좌절스러운 일들이 생길 것이다. 인간관계든, 업무적으로든 언제 어디서든 나를 괴롭게 하는 순간들이 찾아오겠지만 그럴 때마다 항상 처음을 기억하자. 지금의 이 두근거림을!
하지만 하나 또 다짐한다. 요즘 세상에 평생직장은 없다고 봐야 하니 하나의 직업에 만족하기보다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무언가를 꾸준히 병행하기! 혹은 업무에 관련된 자기 계발 꾸준히 해나가기!
도전을 망설이지 말고
실패 속에서 배우고
아니다 싶은 것은 빠르게 포기하고
단 한 번뿐인 인생 재밌게 살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