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사회초년생입니다
면접을 봤다. 다대다 면접이었다. 한 3~4명이 같이 면접볼 걸 예상하고 있었는데 둘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다른 지원자 한 분이 같이 면접장에 들어갔다. 그분은 내가 지원한 직무의 경력자였고 다른 기관에 재직 중이었다.
면접
떨리는 마음으로 1분 자기소개를 했다. 자기소개는 아예 달달 외워갔다. 면접관분들의 눈을 마주치며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목소리 톤과 크기, 호흡, 표정, 눈 맞춤, 자세 연습도 열심히 해왔기에 자신감 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주전공은 사회복지가 아닌데 원래 전공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진 않았는지, 내가 지원하는 직무에 있어서 본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이론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직무에 있어 본인이 가진 약점이 무엇인지 등의 다양한 질문들을 받았다.
소진(번아웃)이 비교적 오기 쉬운 직무이기 때문에 그런지 일에 대한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를 묻는 질문이 굉장히 많았다. (사기업은 이윤을 추구하고, 사회복지는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 그런지 질문 자체가 다르다)
경력직인 지원자는 나와 공통 질문 외에 왜 일을 그만두었는지, 해당 업무 경력에 관해서 등의 질문을 받았다.
신입이 가져야 할 자세
사회복지 분야는 신입을 잘 키워보려는 마인드가 기본적으로 있다는 전직 사회복지사 언니의 조언이 떠오른다.
경력대신 경험만 있는 내가 어쩌면 불리한 싸움이었지만, 경력직 지원자의 답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감 있게 내 열정과 관심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경력은 우대사항일 뿐이지 신입도 신입 나름의 열정과 강점을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면접 전 날, 애인은 절대 경력이 없다는 것을 상기시킬만한 부정적인 단어는 쓰지 말라고 조언해 줬다. 부족한 점을 드러내면 면접관이 ‘아 이 친구는 경력이 없지?’와 같은 크게 생각 안 하고 있던 것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그래서 “제가 ~~ 것은 부족하지만” 따위의 표현을 준비했다가 머릿속에서 슥슥 지워버렸다.
면접관의 기분을 좋게 하는 용기
‘마지막 한 마디’를 준비해 왔는데 그 질문 없이 면접이 끝나려고 해서 손을 들고 말했다.
마지막 한 마디만 해도 될까요?
그 행동만으로도 면접관들은 신입의 패기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입사한다면 ~게 하겠다는 말과 함께 잘 마무리 지었다.
총평
1. 면접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엔 면접에 떨어진다고 해서 지원자들이 부족해서 그런 결과가 있는 게 아니라는 식의 말을 듣기도 했다.
2. 일대다 면접보다 다대다 면접이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었다. 다른 지원자가 준비하고 대답하는 것을 귀 기울여 들으면 내가 부족한 점을 알 수 있고 잘한 점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3. 마음에 드는 기관이라 합격하고 싶다. 제발 붙게 해주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