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둥둥 Mar 23. 2023

조금 게으른 취준생의 하루

세 번째 면접 준비


세상의 모든 취준 청년덜 화이팅!


3주를 기다리고 면접 본 기관에서 떨어졌다. 생뚱맞게도 내가 지원하지 않은 다른 부서에 합격했지만 고심 끝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새벽에 한바탕 울어재끼고 다른 기관(세 번째로 지원함)에 지원서를 썼다. 비염 때문에 코가 부으면 안 되는데 코가 땡땡 부어버렸다.  그렇게 어제는 한 세 시간 자고 일어나서 지원서를 직접 내러 다녀왔다. 서류 지원 마감 2시간 전에 부랴부랴 제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몸에 힘이 없었다. 비염 약을 먹고 계속 설사를 해서 이틀간 밥을 제대로 못 먹었었다. 병원에 가서 유산균을 처방받고 설사를 유발하는 문제의 항생제를  다른 약으로 대체해 처방받았다. 역시 항생제가 문제였다. 약을 먹은 뒤 속 편하게 밥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그리고 오후에는 서류 전형에 합격했으니 면접에 참석할 것인지 묻는 전화가 왔다. 조금 지친 상태여서 기쁨이 크진 않았다. 오히려 너무 애써서 준비한 지난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인지 차분하고 여유롭게 받아들였다. 주변에도 떠벌리지 않았다.


사실 엄마에게 합격한 곳엔 가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게 어려웠다. 엄마는 일단 가서 배우고 원하는 일을 나중에 하면 되지 않겠냐 말했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곳저곳 이야기를 나눠보고 생각해 본 결과 '이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나는 엄마에게 나를 믿어달라고 했다.


두 번째 면접에서 찾아온 정규직의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서 나도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그렇지만 잠을 푹 자고 오늘 아침 일어나 느긋하게 이불속에서 뒹굴 뒹굴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긴장하면서 준비해 왔기 때문인지 이번 세 번째 면접은 많이 떨리지 않는다. 바로 내일이 면접인데?!..


유튜브도 보고 책도 읽고 뒹굴 거리다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점심도 든든하게 먹고 내가 좋아하는 원지의 하루 동영상도 봤다. 근처 카페에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휘낭시에를 사와서 맛있게 먹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이제는 정말 준비를 시작해야겠다.


이번에 지원한 기관은 거리도 가깝거니와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직무라서 합격하면 무조건 다녀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울 둥둥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누구보다 응원하는 OO" 라고 편지에 써준 애인의 말이 생각난다. 다시 게으름을 탈출하고 준비해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자기 주장이 필요한 취준생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