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산골짜기 여행에서 깨달은 것들

by 김둥둥

입사하기 전 오키나와를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촉박했다. 해외를 대신해 가볼 만한 곳을 생각하다가 문득 단양이 생각나 부랴부랴 예약해서 다녀왔다.



구불구불 산 길을 따라 20여분을 달렸다. 렌트했던 레이가 좀 힘들어했다. 도착하자마자 숙소 사장님이 우리를 환하게 반겨주었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도착하라는 말을 문자로 보내주기도 했는데 첫 만남부터 따뜻함이 묻어나는 분이었다.


숙소에 도착하기 전에 카페에서 일몰을 보려고 했지만 시간이 애매해 숙소로 바로 갔었다. 커피를 못 마신 게 아쉬워 도착하고 난 뒤 가져온 팩으로 된 드립커피를 가지고 내려먹으려 했다. 사장님은 자신이 콩을 볶은 걸로 핸드드립을 해 주겠다고 했다. 신경 써주시는 것이 감사해 가져온 드립커피를 드리고 우리는 사장님 표 핸드드립을 마셨다.



이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고, 사온 닭강정과 맥주를 먹었다. 미니멀리스트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한 게 불과 몇 달 안 되었는데,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훗날 나의 공간을 가지고 싶으면 책이나 빈티지 등을 모아놓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그런 책들로 엄선해서 책을 가지고 있으면 게스트하우스를 차렸을 때 나의 공간을 나만의(?) 스타일로 꾸밀 수 있겠다 싶었다. 이렇게 미니멀리스트의 꿈은 멀어지는 걸까?


숙소에서 밥을 챙겨주는 길냥이

맥주에 닭강정을 먹고 야식으로 라면을 끓여 먹었다. 사장님이 라면에 먹을 백김치인가 봄동 동치미인가를 내어주어 숙소에 들어가서 먹고 밤에 별을 보러 나갔다. 달이 너무 밝아 별들이 덜 보이긴 했지만 고지대이고 빛이 많지 않아서인지 별이 많이 보였다. ’ 천체사진‘과 같은 별과 관련된 노래들을 들으면서 낭만적인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 조식 시간에 맞춰 일어나 밥을 먹었다.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과 깔끔한 국물. 남김없이 맛있게 먹었다. 나도 숙소를 운영하면 이렇게 정성스레 조식을 챙겨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숙소, 무료 숙박 등 이곳저곳 경험해 봤기 때문인지 사람들을 맞이하는 게스트하우스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왔다.


좋아하는 여행 유튜버도 똑같고, 내가 가보고 싶었던 일본 여행지도 최근에 다녀오신 사장님과 내가 어딘가 비슷한 분위기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나이가 더 들면 사장님처럼 나이 들고, 사장님처럼 살아가고 싶어졌다.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하다.




현실을 살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10년, 30년, 50년을 어떻게 살아갈지 고요히 고찰해 볼 시간도 참 필요한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쉬려고 떠나온 여행이었는데 쉬면서도 새로운 삶의 방식을 경험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다음에 숙소를 차리면 사장님을 초대하기로 했다.
10년? 20년 뒤면 가능할까? 생각만 해도 설렌다.

그 전까지는 하는 일 열심히 하면서 꾸준히 돈 모으고 다양한 공부나 배움의 기회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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