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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둥둥 Dec 29. 2023

좋은 어른이 되겠습니다

故 이선균을 추모하며 ‘나의 아저씨’ 대사 톺아보기



잘잘못을 떠나, 온 세상 사람들이 비난하는 것을 버틸 재간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마약 투약이 사실인지 어쩐 지는 모른다. 마약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어 혐의가 사실이라면 사회적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하지만 그에게 잘못이 있다면 정당한 벌을 받으면 되었을 텐데, 사람들의 시선과 손가락질에 둘러 쌓여 결국 생을 등지는 것을 선택하게 되어버린 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나 또한 그간 쏟아지는 뉴스들을 보며 '정말 이게 사실일까? 사실이라면 정말 실망스럽겠다.'라는 생각을 했었기에 손가락질하는 것에 조용히 동조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부디 그곳에서는 편안함에 이르셨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의 아저씨의 위로



"모든 건물은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바람, 하중, 진동

있을 수 있는 모든 외력을 계산하고 따져서 그것보다 세게 내력을 설계하는 거야.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있으면 버티는 거야."


아무리 외력이 세더라도 내력을 잘 설계해 놓으면 잘 버텨내는 건물처럼 우리 인생도 외부에서 일어나는 힘들고 괴로운 일, 상처들을 잘 버텨내려면 내면에 힘이 있어야 함을, 그 힘은 나 혼자만이 아닌 누군가의 지지, 응원, 사랑이 함께할 때 피어날 수 있음을 나의 아저씨를 보며 참 많이 느꼈다.




"네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네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이 대사는 그 당시 나 스스로 남들보다 부족하며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불운하고도 가난했던 가정사나 아버지의 죽음, 마음 둘 곳 없는 초라한 내면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는 마치 나에게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니. 나는 너의 편이야.'라고 말하며 포옥 안아주는 것 같은 느낌의 위로로 다가왔었다. 연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던 위로들을 반대로 본인도 받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다시 일어날 힘을 얻었을 텐데.



"내가 행복하게 사는 거 보여주지 못하면 넌 계속 나 때문에 마음 아파할 거고,

나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너 생각하며 나도 마음 아파 못 살 거고.

그러니까 봐. 내가 어떻게 행복하게 사나 꼭 봐."


부디 고인의 주변인들은 이와같은 마음으로 마음을 추스르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서로가 서로를 다독이며 누구 하나 마음 다치지 않고 살아가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지지와 사랑을 아끼지 않고 베풀어주는, 누가 뭐라고 해도 그 사람의 편이 되어주는 온기 가득한 어른이 되고 싶다.


조금 더 살만한 세상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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