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작가와 작품의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영화 러빙 빈센트는 개봉 직후 홀로 영화관에서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미술 교양 과제를 계기로 다시 한번 관람했다. 반 고흐를 존경하는 예술 작가 107명이 10년간의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 냈다는 이 영화. 시작과 동시에 나는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처음 봤을 때보다 더 큰 감동이 몰려왔다.
처음에는 반 고흐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타살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가?’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흥미를 끌기 위한 것에 불과했고 영화 자체는 반 고흐의 죽음에 대해 의혹을 푸는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예술적 인생을 주변 사람들의 시각으로 풀어가는 인생 영화라 느껴졌다. 예술가의 삶, 예술의 의미 또는 그것을 넘어선 인간의 생애에 관한 총체적인 것들을 다룬다는 느낌이었다.
그의 삶은 지금 우리가 보기에는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굉장해 보이지만, 실은 그도 한 인격을 가진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때론 수줍고, 작은 동식물을 보며 기뻐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무언가(그는 그림)에 빠져서 열중하는 사람. 반 고흐는 별난 사람이 아니라 순수하고 평범했고, 예술적 기질이 뛰어난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 따뜻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고흐를 통해 예술과 일상이 그렇게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밀접하고, 아주 가까이에서도 예술의 행위가 일어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심지어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나 자신도 하나의 예술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영화는 미술에는 문외한인 내게 작품이 가진 의의와 가치가 왜 그렇게 대단한지 알게 해 주었다. 그의 그림과 생애를 통해 그가 가졌던 가치관과 내면, 당시의 문화와 사회상이 진득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미술의 이해와 표현에서 교수님은 “예술 작품이라는 것은 단지 그림을 잘 그렸다고 그림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다. 이전과는 다른 시도를 한 색다른 그림이기 때문에, 그 그림에 담겨 있는 한 작가의 인생이 곧 그 시대를 알려주는 역사와도 같기 때문에 예술작품이 가치가 있는 것이다.
빈센트에게 존경의 마음을 올린다.
Loving vinc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