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Kyoo Lee Dec 07. 2020

어떤 소원

열왕기상 3장 5절 - 14절

솔로몬 왕은 그의 아버지 다윗 왕과 함께, 성경 속에서도 성경 밖에서도 많이 알려진 유명한 왕입니다. 특히 '솔로몬의 지혜'라는 말이 슬기로움의 대명사로 쓰일 만큼, 지혜로웠던 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는 솔로몬이 그러한 지혜를 가지게 된 과정과, 약간은 숨겨져 있는 것 같은 그가 지혜를 얻게 된 동기에 대해서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솔로몬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께 대한 예배에 열심을 내었습니다. 나중에 진행될 일이지만, 그는 아버지 다윗의 뜻을 이어받아, 하나님의 성전 공사를 시작하고 마무리합니다. 이 날도 그는 그 당시의 예배 방식을 따라 짐승을 제물로 하여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제물로 드린 짐승의 수가 무려 1천 마리였다고 합니다 (열왕기상 3장 4절).


그리고 그날 밤 꿈에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찾아오십니다.

 

열왕기상 3장 5절


이때 솔로몬이 지혜를 구하였고, 그래서 지혜로운 왕이 되었다는 내용은 많이 알려져 있는 내용입니다. 저는 "솔로몬이 열심히 예배를 드렸더니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셨다" 내지는 "솔로몬은 부나 명예보다 지혜를 가장 귀하게 여긴 사람이어서 결국은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다", "지혜가 가장 중요한가 보다" 정도로 이 부분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조금 새로운 부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열왕기상 3장 6절~9절


제가 익숙하게 알고 생각해오던 내용과 다르게, "그가 왜 지혜를 구하였는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신의 아버지 다윗은 백성들을 잘 다스린 훌륭한 왕이었는데, 자신은 아직 어리고 경험과 지혜가 부족해서 왕으로서의 일을 할 자신이 없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 고백의 중심에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나라"가 있었습니다. 다른 이유보다도 "하나님의" 백성들을 잘 다스리기 위해 선악을 분력하는 지혜를 달라 간청합니다. 또 그러한 지혜가 없이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다스릴 수 없다고 자신의 약함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요청을 기쁘게 받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열왕기상 3장 10절 - 14절


솔로몬이 자신을 위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혹은 많은 왕들이 추구했던 "불노불사"), 평생 돈 걱정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많은 재산, 원수의 목숨도 빼앗을 수 있는 힘과 권력과 영향력이 아니라 분별의 지혜를 구하였다고 기뻐하십니다. "네가 이것을 구하였구나!"라고 말씀하시며 기뻐하십니다.


위의 성경 말씀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아마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이 무엇을 구하였든 웬만하면 들어주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솔로몬이 예상 밖에, 그리고 보통의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백성들을 잘 다스릴 수 있는 분별의 지혜를 소원했을 때, 하나님은 뜻밖의 기쁨을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아마 그래서 "네가 이것을 구하였구나!" 하고 감탄하시지 않으셨을까요.


그리고 하나님의 솔로몬이 이러한 소원을 청한 "동기"를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신을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을 위해 지혜를 구한 솔로몬의 그 중심을 분명 보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래 지혜를 주겠다"라고 하시지 않고 "너 자신을 위해... 을 구하지 않고"라 거듭 확인해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경은, 그리고 그 성경의 주인공이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무엇이든 기도하여 구하라고 하십니다.

 

마태복음 7장 7절 - 11절

 

그래서 우리는 기도합니다. 우리의 필요를 위해 기도하고, 위험과 위기와 어려운 마음에서 건져달라고 기도하고, 우리의 가족과 친구 등 우리와 가까운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하지만, 열왕기상의 말씀이 보여주듯이, 솔로몬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기도했을 때,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하고 놀라워하셨는지, 그 생생한 반응을 보면서, "나를 위한 기도"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기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나" 보다 "다른 사람"을 우선하고 앞세웠을 때 얼마나 아름다운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보게 됩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아버지되신 하나님께 구할 수 있지만, "하나님의 기쁨"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분명 어떤 차이가 존재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듭니다.




솔로몬이 이렇게 꿈에서 하나님을 만나 지혜를 구한 일에 바로 뒤 이어서, 열왕기 3장 16절부터 또 유명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어느 지혜로운 왕"의 이야기로 더 많이 알려졌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두 여인이 한 아기를 가지고 서로 자신이 그 아기의 어머니라고 싸우다가 왕 앞에까지 왔습니다. 이때 왕이, 두 여인 모두 그 아기의 어머니라 주장하니 아기를 반으로 갈라서 나눠가지라고 합니다. 그러자 가짜 어머니는 이에 동의했지만, 진짜 어머니는 그러면 아기가 죽게 되니 자신이 아이를 포기하겠다고 합니다. 그러자 왕이 누가 진짜 어머니인지를 판별해 냅니다.


하나님께서 그 백성을 위해 지혜를 구하는 솔로몬에게 기쁘게 지혜를 주신 부분 바로 다음에 솔로몬의 지혜로운 판결에 대한 기록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성경은 계속해서 솔로몬의 지혜에 대해 증언합니다.  


그동안 제가 기도해 온 내용, 바라왔던 일들 중에 "나" 또는 "나와 가까운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일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생각납니다. 그 사람들이 믿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좋지만, 동시에 저도 언젠가는 "나의 안정과 성취"보다 "하나님의 나라"를 앞세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최고의 남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