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세르주 블로크와 함께>

by 진경


펜 끝에서

작은 점 하나가 굴러 나온다.


그 점이 선이 되고,

선이 집이 되고,

집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삐뚤삐뚤 사람 하나 그려 넣고

“오늘도 안녕”이라 말을 붙인다.


창문 하나를 그리면

누군가 그 안에서 손을 흔든다.

나무 하나를 더하면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앉는다.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

점과 선과 마음이.


종이 위의 작은 세상에서

구름도, 별도, 고양이도

모두 친구가 된다.


그리고 나도

그 안에서

조용히 웃는다.


펜을 놓으면

그림이 나를 보고 웃는다.

“괜찮아, 내일도 또 만나자.“


삶이란, 어쩌면

단순한 선들로

따뜻함을 그려내는 일일지도.


*眞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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