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했던 시간은
그 순간엔 이름이 없었다.
돌아서 바라볼 때에야
비로소 빛의 형태로 남는다.
사물도, 사람도
지난 뒤에 더 진실해진다.
그때는 다만 흐르고 있었을 뿐,
무엇이 소중했고
무엇이 다시 오지 않을지는
알 수 없었다.
흔적은 상처를 닮았다.
아물고 나서야
비로소 제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억을 말하는 이는
대개 남겨진 사람이다.
그는 끝내 자신에게조차
그 기억을 다 말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빛이 기울던 방향은 남는다.
사라진 것들의 그림자가
시간의 가장자리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물들인다.
어떤 흔적들은
기억보다 더 오래 남는다.
그리고 마침내
빛을 내는 존재가 된다.
*眞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