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다가 힘 빠지지 않으려면
새해에 다이어트 목표를 세우는 걸 참 싫어하지만 올해는 한 번 세워봤다. 식단은 모르겠고, 운동 계획부터 세웠다. 유튜브 채널 중에 빅씨스라는 홈트레이닝 채널이 있다. 40대의 몸매가 탄탄한 언니가 나와서 홈트 동작과 루틴을 보여주는 채널이다. 영상미도 좋고 음악도 좋고, 너무 아등바등하는 느낌이 아닌데 대충 하는 느낌도 아니라서 좋다. 새해를 맞이해서 빅씨스 채널에는 100일 동안 매일 홈트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다. 주중 5일 간 매일, 20주 동안 운동 영상이 계속 올라오는 것이다. 성공한 언니가 나와서 열심히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와... 몸매 진짜 쩐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데, 동시에 그런 생각도 든다.
'이 언니는 진짜 열심히 산다. 멋지다.'
나는 부러운 사람들이 참 많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 외모가 출중한 사람들,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 멋지게 즐겁게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 세상에는 대단한 사람이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그 사람들의 무엇을 부러워해야 하는 걸까?
그들이 가진 부가 부럽다? 그들이 가진 멋진 외양이 부럽다? 그들이 가진 능력이 부럽다? 그들의 성공이 부럽다?
그런 생각이 나를 바꿀 수 있을까? 부러워하면 그런 것들을 가질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그렇다면 나는 그들의 무엇을 부러워해야 할까? 나는 그 무엇을, 그러니까 부러움의 목적어를 성실함으로 정했다.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멋진 몸매를 가진 사람들의 몸매를 부러워하는 게 아니라 그 몸매를 갖기 위해 그들이 했을 노력을 부러워하는 것이다. 수십 억, 수백 억대 자산가의 자산 상태를 부러워하는 게 아니라 그 결과를 얻기까지 그들이 버렸을 안정적인 생활, 그 대신 감내했을 불확실한 믿음을 떠올리며,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진짜 원동력이었던 성실함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그것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된다. 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내 의지 탓일 뿐이다. 그리고 실패를 하더라도 내 스스로가 의지만 가진다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성실함을 부러워하니 성실함의 결과를 부러워하는 것보다는 의지가 생겼다. 멋진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니라 성실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면 조금 쉬우니까. 진짜 목표는 멋진 사람이지만 살짝 페이크로 성실한 사람을 목표로 일단 하면 되니까. 그리고 성실함의 무엇보다 좋은 점은 자존감을 높인다는 것이다. 성실하게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누가 뭐라 해도 대단한 거니까.
성실해야겠다. 어떻게 성실할지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남을 따르든, 내 방식을 찾든, 성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