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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잘 사는 진리 Jan 28. 2022

독립의 시간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또 다 알고 있을지도ㅎ


주변정리를 한다


 내 공간을 정리하는 것은 남이 해줄 수 없고 남이 해줘봤자 소용도 없다. 집은 유일한 나만의 공간이기 때문에 나만의 질서를 만들고 이 공간에서만큼은 왕처럼 군림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이 집에 눈코입이 있는 것은 나를 제외하고는 라이언 인형 쿠션 정도이지만 말이다.

 집안일에 대해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감도도 다른데, 나는 집안일이 쌓여있는 게 스트레스다. 거기서부터 쓸데없는 생각이 많이 파생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머리카락 좀 쓸어야겠다', '옷 정리 좀 해야겠는데?' 하다가 '아니 혼자 사는데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나중에 이사할 때 다 어떡하냐?'까지 간다. 그래서 귀찮아도 일단 거슬리는 것들을 치우고 나면 이제는 준비가 된 느낌이 든다. 그때부터는 진짜 독립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마치 눈에 거슬리는 신하들을 물리고 혼자 남은 황제처럼.

 물론 주변정리가 꼭 집안일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해야 하는 생각들 말고 나머지 잡다한 생각,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생각을 없애는 것도 주변정리에 해당한다. 잠시라도 나에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기타의 것들을 물리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글로 써본다


 좋아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은 두 가지 때문에 필요하다. 일단 앞으로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내 의지대로 어떻게 살지, 당분간 뭘 시도해볼지 결정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외모 가꾸기, 자기계발하기, 음식 해먹기, 남의 고민 들어주기 같은 '분야'가 있어도 좋고, 분야가 없다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중에 어떤 '형태'를 좋아하는지 생각해보면 직장생활이나 사업 말고 취미로 또는 작은 부캐로 무엇을 할지가 보인다. 나는 분야는 딱히 없었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해서 브런치에 글을 써보는 것을 택했다.

 좋아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한 두 번째 이유는 지금 당장의 나, 고난을 겪을 때의 나를 보살펴주기 위해서다. 내 기분을 전환시켜 줄 수 있는 일상의 어떤 것들을 찾는 것이다. 근데 이게 머릿속에만 머물러 있어서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나는 글로 써보는 것을 선택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글로 써보면 내가 얼마나 나에 대해 잘 안다고  자만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잘 안다고 생각했고, 내 감정에 솔직하다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글로 쓰자니 난처했다. '내가 이걸 좋아하는 게 맞나? 이걸 왜 좋아하는 거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글을 써보면 어렴풋하게만 갖고 있던 생각을 눈에 보이게 할 수 있다. 좋아하는 대상, 구체적인 상황을 끄적여보면 좋다. '친구가 좋다'도 좋지만 '친구와 만나서 전시회를 가는 게 좋다'라든지, '노래가 좋다'도 좋지만 '새로운 노래를 들었는데 완전 취향 저격당해서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할 때 기분이 좋다'라는 식으로 적어보는 것이다. 그러면 기분이 안 좋을 때나 힘이 들 때 냉큼 무엇을 해볼지 리스트가 만들어진다. 내가 나에 대해 쓴 것은 다음과 같았다.



 웃긴 것도 좋고, 남들이 이게 뭐야 하는 것도 좋다. 나만을 위한 처방전이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운다


 내가 내 시간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지키는 것은 하루의 시작과 과정과 끝을 내가 책임진다는 뜻이다. 부모님으로부터의 독립이든, 연인으로부터의 독립이든, 회사로부터의 독립이든 내가 의지하고 있던 다양한 주체들에서 살짝 떨어져서 한 시간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면 그게 독립의 서막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10년 후 계획부터 차근차근히 목표를 쪼개어서 하루의 계획도 만든다고 하지만, 정신적 독립을 위해서 그만큼의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다. 10년 계획이든, 1년 계획이든, 한 달 계획이든, 하루 계획이든 상관없다. 내 시간에 대한 오늘 하루의 계획, 일주일의 계획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다. 그리고 그걸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완료 체크를 할 때 보람을 느끼면 된다. 내 계획이 누군가에 의해 방해받을 가능성이 높다면 계획을 세우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않는다. 계획은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의지를 다지는 것과 같아서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나의 독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가 갖고 있는 확신 중 하나다.


 독립을 위한 독립된 시간을 확보해서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들을 없애고,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고, 내 시간에 대한 계획을 내가 세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의 독립의 역사는 이미 시작된 게 아닐까? 나를 난처하게 만들거나 휩쓸리게 만드는 것들로부터 독립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행동들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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