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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잘 사는 진리 Feb 18. 2022

'어떡하지?'에서 '어떡하지?'로 회귀하는 당신에게

글쓰기를 추천합니다

'어떡하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그 다음에 뭐라도 이 나올 것이다. '유튜브를 해볼까?' 그럼 그걸 하면 된다. 더 이상 생각할 필요 없다. 근데 생각을 이어나가게 된다.


유튜브 하려면 카메라도 하나 사야 하고, 편집 프로그램도 구독해야 하고, 소재는 뭘로 하지? 내가 잘하는 게 있나 뭐...


그러다가 결국 '어떡하지?'로 돌아간다. 다음에 생각해도 똑같은 사고의 흐름이다. 어떡하지? 유튜브를 해볼까? (어쩌구저쩌구, 중략) 어떡하지?


'생각났을 때 바로 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지는 않다. 그게 쉬웠으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유튜버가 되어 있을 것이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성공해있을 것이다(무엇보다, 나 역시 유튜브를 당장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내 얘기를 할 수 없다). 회사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이 '유튜브 할 거야'라는 거라지 않나. 그것보다는 자꾸만 '어떡하지?'로 회귀하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글을 써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뇌가 뭐 어떻게 일을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생각이라는 건 맺음이 어렵다. 교통혼잡이 심해서 정리가 안 된다. 머리가 무거우면 마음도 무거워진다. '어떡하지?'에서 '어떡하지?'로 회귀한 시간이 2년이었다. 회사원이 되고서 2년 730일 내내 그 순서로 생각을 했다. 사실은 순서가 없는 것일지도 모르고.


너무 답답해서 글을 썼다. 해소할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선택한 일이기도 했고, 글을 쓰는 것도 '어떡하지?'라는 질문에 대한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글을 쓰니 결론이 나지 않는 것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내 머릿속에 갇혀있던 것을 글로 꺼내놓고 나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고, 명확해진 느낌이 들었다. '어이! 거기 차 빼!' 하면서 정리하다 보니 느릿느릿하게라도 혼잡이 해소되는 주차장처럼, 내 생각도 정리되고 있었다. 아우성을 잠재우는 방법은 결국은 정리를 하는 것이다. 아우성인 채로 방치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적어보는 것'이 아닌 '글을 쓰는 것'을 권하는 것은 '유튜브 하기'라고 적어서는 별로 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같은 생각이 반복된다. 벌써부터 왜 안 되는지를 찾는다거나 고수가 갖춰야 할 것을 찾지 말고, 왜 하고 싶은지, 내가 잘할 만한 건 뭔지 세 문장이라도 이어서 써보면, 내 생각은 스토리와 흐름을 타고 방향을 갖게 된다. 유튜브를 하게 되지 않더라도 대안이라도 찾게 된다.


글을 쓰는 것은 가보고 싶은 식당 리스트에 담아뒀던 맛집에 가는 것과 같다. 그러면 메뉴 중에 어떤 걸 먹을지 주문을 하게 되고, 어떤 음식이 나와야 할지가 정해진다. 기대하고 갔는데 맛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면 또 다음에는 다른 맛집을 찾아가면 된다. 맛이 있으면 다음에 또 오면 되고, 그곳을 내 아지트 삼게 된다.


이 글에서 '어떡하지?' 이후에 나오는 생각을 나는 '답'이라고 표현했다. 그게 답이다. 어차피 시험시간은 정해져 있다. 채점을 하게 되어 있다. 영원히 시험을 안 보고 n수를 할 게 아니라면 답을 써내야 한다.


아우성이 가득한 경기장을 떠나 나만의 퀘렌시아를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글쓰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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