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게임을 닮은 거야, 게임이 인생을 닮은 거야?
내가 살아가는 것이 블록 쌓기인지, 테트리스인지, 벽돌깨기인지, 그중 어떤 것을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세 개를 번갈아가면서 하는 게 인생이고 일상인가 싶다.
살아가는 것 그 자체를 보자면 나는 블록 쌓기를 하고 있다. 도안이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설명 예시를 참고할 수도 있고, 다른 이들이 만든 무수히 많은 화려한 성을 보고 그 모습을 따라 할 수 있기도 하다. 어찌 됐든 내가 가진 블록들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만의 성을 멋지게 완성하고픈 마음이다.
그런데 하루하루를 보자면 테트리스를 하는 기분이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블록들을 허겁지겁 짜 맞춘다. 그중에는 내 상황에 잘 맞는 블록도 있고, 아닌 블록도 있다. 그러다가 내 한계를 뛰어넘는 속도에 과부하가 걸리면 컬러풀하던 일상이 흑백으로 바뀌면서 번아웃이 온기도 한다.
한편, 인생을 벽돌깨기에 비유하자면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게 닮았다. 나름 각을 재서 쏘아 올린 총알이 내가 생각했던 방향대로 썩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되돌아오는 기회의 총알을 놓치지 않고 계속 바운스하고 쏘아대면, 우연한 기회로 속 시원하게 클리어하는 일이 벌어진다.
한 가지 게임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지루하다. 테트리스처럼 하루하루 할 일이 떨어지는 정신없는 생활을 하다가도 어떤 때는 잠시 멈춰 블록 쌓기처럼 시간 제약 없이 인생 전체를, 삶의 목표를 생각해보기도 해야 한다. 꾸준히 버티며 지나 보낸 하루가 모여 어떤 날에는 원하던 것이 순식간에 달성되어 있는 벽돌깨기의 짜릿한 맛을 느껴보는 것도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인생도 게임처럼 리셋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끔은 실패의 경험을 떠올리는 것을 싫어하면서 다시 한번 스타트 버튼을 누르는 것이 꺼려진다. 그러나 늘 다음 기회가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이번 라운드에서 못하면 다음 라운드에서 잘하면 된다. 실패하거나 좌절해도 다시 스타트 버튼을 누르다 보면 어느새 레벨업이 되어 있을 것이고 경험치도 쌓여있을 것이다. 그래, 생각해보면 게임에서는 승률도 중요하지만 경험치라는 것도 중요했다. 경험치를 많이 쌓다 보면 어느새 한계를 깨고 더 다양하고 많은 블록을 쌓든, 짜 맞추든, 깨어부수든 할 수 있겠지.
게임이 인생을 닮은 것인지 인생이 게임을 닮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인생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게임인 것 같다. 즐겨야지. 이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