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위주로 공부해봤어?
지척에 널려 있는 게 공부 잘하는 법, 살 빼는 법, 성공하는 법이지만, 다음 달에도 여전히 비슷한 내용의 책과 영상들이 쏟아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들이 포함하는 내용이 '정석'에 가깝다면 시도하지 않는다. '이 사람은 뭘 다 아는 내용을 말해뒀어? 어디 특별한 거 없나? 창의적이고 내가 하기 쉽고 시간도 덜 걸리고 기적적인 그런 거 말이야!' 하고 다음 책과 영상을 보며 같은 일을 반복한다. 때로는 성공한 사람들이 진짜 비법을 알려주지 않는다고도 생각한다. 사실은 그중 아무거나 한 권의 책을 붙잡고 실천을 해나가면 되는데 말이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면 되고, 덜 먹고 운동하고, 시스템을 만들면 되는데 말이다(근데 왜 적어놓고 보니까 안 쉬운 거 같지?). 아무튼 사람들은 정석대로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뭐든 지름길을 가기를 원한다.
나도 그렇다. 빨리 가고 싶고, 한 번에 가고 싶다. 그러나 사실은 정석대로 가는 게 가장 빠르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정석을 논하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결국 꾸준함이었다.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꾸준함 그 자체가 도전적이고 성공적인 거라는 걸 깨달았다. 학창 시절에 엉덩이 힘 좋은 애들이 성적도 잘 받는다는 그 말이 떠돌았던 이유도 알 것 같다. 애초에 꾸준함이라는 재능이 아무에게나 허락된 게 아니었다. 정석대로 꾸준히, 성실하게 가는 그 태도가 나를 더 나은 내일로 이끌었다. 사실 성공을 한 건 아니라서 성과를 내세울 것은 없지만, 매일 기록을 남기고 글을 쓰는 요즘, 어제보다 오늘 더 보람차고 행복하다. 꾸준함을 믿기로 한 순간부터 나는 내가 꽤나 기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마도 오늘보다 내일 더 기쁘고 즐거울 것이다.
이제 보니 살아간다는 것은 저울의 한쪽에 1g짜리 추를 계속해서 올리는 것과 같다. 가끔은 2g짜리 추가 올라가고, 가끔은 4g짜리 추가 올라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g의 차이가 결국에는 저울을 내 쪽으로 기울게 만든다. 누적의 힘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상대가 몇 kg이나 나가는지는 모르지만, 가벼운 상대를 상대하는 건 어차피 영 재미가 없다. 저울이 묵직하게 내려앉아 땅을 찍을 때까지 1g씩, 1g씩 올려놔야지. 때로는 부피가 더 커 보이는 추가 그럴듯해 보여도 사실은 속이 텅 비어 있다는 걸 알고, 밀도가 높은 1g의 힘을 믿어야지.
오늘의 나에게 해주는 말. 항상 정석대로 하는 것이 가장 똑똑한 일임을 잊지 말 것. 변화와 창의도 정석을 해내고 나서 탄력을 받는 법임을 믿고 꾸준히 기본을 해나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