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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잘 사는 진리 Jun 24. 2022

나한테 관심 없는 남자친구

내가 뭘 하든 말든~

남자친구는 내가 뭘 하는지 별로 관심이 없다. 자기 할 일 하기 바쁘다. 나도 그렇다. 남자친구가 알아서 잘하고 있겠지 생각한다. 남자친구도 나도 서로가 무엇을 하든 응원을 하고 이야기를 들어줄 뿐, 사랑한다는 이유로 간섭하려 들지 않는다. 사실 나는 연애를 글로 배웠다. 그래서 우리가 어릴 때에는 남자친구가 하는 일에 간섭을 하고 싶을 때?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나보다는 성숙했던 남자친구가 나에게 간섭을 하지 않기도 하고, 나 역시 간섭을 하지 않고 받지 않는 게 나의 자유와 독립이라는 걸 어느 순간부터 깨달았다. 그래서 나 역시 간섭을 하지 않고 그냥 내 할 일을 할 뿐이다.


때로는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상황 때문에 불가피하게 문제가 생겨 짜증이 날 법한 일에도 남자친구는 부정적인 감정을 내비친 적이 없었다.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남자친구는 "잘 갔다 와~"라고 할 뿐이었다. 실제로 발령 이후 한 달에 한 번 만나기가 힘들었고 언제 서울로 복귀할지도 알 수 없었지만 남자친구는 한 번도 불만을 표한 적이 없었다. 팀장님이 "너희 커플은 왜 그렇게 쿨하냐"라고 할 정도였다. 그래도 시간이 날 때마다 꾸역꾸역 데이트를 한 걸 보면 나쁜 쪽으로 쿨하지는 않았다.


주변의 연애를 보면 '여자친구가 안정적인 직장을 관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어 하는데, 철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싸웠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곤 한다. 남자친구는 내가 무언가를 시도한다고 했을 때 '그건 안 될 거 같은데'라고 말한 적이 없다. 뭐든 "해봐~ 잘할 거 같은데?"라고 말해줬다. 그게 좋았다. 물론 본인도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했다. 본인이 그래서인지, 내가 영 안 될 만한 걸 한다고 한 적이 없어서 그래서인지, 내가 뭘 하든 잘한다 해줬던 엄마처럼, 남자친구도 내가 하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을 지지해준다. 그렇다고 지대하게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 딱히 이야기를 해주기를 기다린 것도 아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한다. 누가 본다면 우리가 서로에게 관심이 없어 보일지도 모르는 정도였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실제로 관심이 없는 건 당연히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 맥주 한 잔과 함께 맛있는 걸 먹으면서, 우리는 스스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자랑하듯 늘어놓고 상대방의 그런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 세상에서 가장 진실된 응원과 함께. 이게 바로 마음을 당기는 관심 그 자체가 아닐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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