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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잘 사는 진리 Sep 28. 2022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건 나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포지션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좋은 사람이 될 것, 기대하지 말 것, 감사 표현을 할 것. 이렇게 세 가지를 말하고 싶다. 이번 글에서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일까? 어떤 사람이 착한 사람인 것과 좋은 사람인 것은 사뭇 다른 일이다. 착한 거야 그 사람이 혼자서만 존재해도 착한 거지만, 좋은 사람은 상대방이 있어야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 설명 가능해진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꼽는 사람들은 사실 '나에게' 좋은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든지, 내 고민을 잘 들어준다든지, 나에게 영감을 준다든지 하는 이들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좋은 사람, 안 좋은 사람이 구분된다.


그렇다면 좋은 사람의 반대말은 뭘까? 좋은 사람이 관계 속에서 좋은 사람인 것처럼, 나쁜 사람이 아니라 ‘안 좋은 사람’이 맞다. 여집합의 개념이다. 안 좋은 사람은 나쁜 사람, 무례한 사람, 나와 안 맞는 사람을 모두 포괄한다.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된다는 조언에 동의한다. 요즘 부쩍 인간관계에서 선을 그으라는 조언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 아마 착하게만 굴다가 결례를 당하거나 상처를 받은, 모질지 못한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그렇기에 상대방을 가려 가며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좋은 것처럼 여겨지곤 하는데, 맞는 말이다. 나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율이 좋다.


그렇다면 상대방이 좋은 사람인지, 안 좋은 사람인지를 판별하기 전까지는 기본적으로 어떤 포지션을 취하는 게 유리할까? 상대방을 파악하기 전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내가 먼저 좋은 사람임을 보여주는 게 좋을지, 아니면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 딱히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될지에 대한 고민이다.


무조건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나에게 좋다. 그래야 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에 우위를 점하는 것이 포함될 수는 있겠지만, 포인트는 관계의 맺고 끊음을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우선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안 좋은 사람일 때는 상대가 좋은 사람인지 안 좋은 사람인지 판별하기가 어렵다. 내가 안 좋은 사람이면 상대도 나에게 안 좋은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 관계는 상호작용이기 때문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좋은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대는 나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는 경우는 드물다. 이때 나는 불확실성을 갖게 된다. 상대가 좋은 사람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태도로 인해 변수가 생긴 것이므로 상대를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관계를 제대로 맺기도 전에 내가 뚱한 상태로 있다거나 안 좋은 사람이 되어 '어디 한 번 네가 좋은 사람인가 안 좋은 사람인가 보자' 하는 마음으로 팔짱을 끼고 있는다면 좋은 인연이 붙을 리가 없다. 내가 안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사람을 만날 기회를 차단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반면 내가 좋은 사람이면 상대는 좋은 사람이거나 안 좋은 사람이다. 이 중에, 좋은 사람에게도 안 좋은 사람이 되는 이들은 확실하게 안 좋은 사람들이다. 그러면 그런 사람들을 솎아내고 좋은 사람에게 집중하면서 그들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면 된다. 따라서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좋은 일이 된다.


사실은 안 좋은 사람에게도 구태여 안 좋은 사람이 되어 응수할 필요는 없다. 안 좋은 사람을 꾸역꾸역 상대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든다. 물론 안 좋은 사람, 특히 나에게 무례하게 굴거나 피해를 주는 사람에게 되갚아주고 싶은 정의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나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안 좋은 사람에게 신경을 쓰기보다는 스스로가 좋은 사람이 되어 좋은 사람과 관계를 잘 맺는 데에 에너지를 쓰는 것이 더 낫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여전히 호불호가 강하고 나에게 안 좋은 사람들에게 붉으락푸르락 화를 내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나에게 유리한 포지션이라는 생각은 뚜렷하다.


"넌 좋은 사람이야, 안 좋은 사람이야? 내가 좋은 사람이 될지 안 좋은 사람이 될지는 너의 행동에 달렸어!"

라고 하기보다는,

"나는 좋은 사람이야! 너도 좋은 사람이니?"

하고 악수를 건네자. 그게 훨씬 더 스스로를 멋지게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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