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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데 자기는 싫다!

금요일 밤에 쉬어요

by 잘 사는 진리

드디어 두 달 넘게 준비했던 클래스 제작이 끝났다. 하는 동안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온몸이 근질근질한 적도 있었고 뿌듯함에 스스로를 엄청나게 칭찬해주기도 했고 이게 맞나 내가 자격이 있나 의심에 휩싸여있기도 했다. 다채롭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클래스 제작으로서는 마감 작업을 하고 회사에서 나름대로 열일을 하고 친한 언니 청첩모임도 다녀온, 지금은 금요일 밤이다. 청첩모임을 하면서 30 줄에 들어선 우리 친구들이 한번씩 수술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 번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래도 조금 이따 자고 싶다. 피곤에 절었지만 일찍 자고 싶지는 않다. 요 며칠간 제대로 자질 못했더니 눈이 따꼼거리긴 하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를 조금만 즐기고 싶다. 게다가 내일은 휴일이니까! 오후엔 일이 있지만 오전에는 늦잠을 잘 수 있다.


너무 피곤한데 자기 싫은 기분을 다른 사람들도 알지 않을까? 내일 힘들 걸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늘을 희생하고 싶지 않은 마음. 사실 그 기분에 취해 글을 금요일에 발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하루 종일 잊고 있었다는 사실도 잊었다. 그래도 어떤 의미에서는 이 시간도 여전히 금요일 밤이니까 합리화하며 이 기분을 글을 끄적여 본다.


행복하다. 할 일을 무사히 마무리했고, 댓글도 하나둘씩 달리기 시작했고, 댓글을 달아준 분들로부터 내가 더 많이 배웠다.


평화롭다.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복도 조명이 밝지도 어둡지도 않게 기분 좋고, 열린 베란다 문으로 바람이 느긋하게 들어오고, 간식도 가득가득 쌓여 있다. 내가 좋아하는 시공간이다.


이 기분을 짧게나마 글로 쓰고 나니 사우나에서 땀을 뺀 것처럼 노곤하다. 당분간은 잘 쉬어야지. 몇 달간 혹사했던 몸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고, 요 며칠 이따금씩 따끔거렸던 속도 달래주고, 무엇보다 잠을 푹 자야겠다. 그러고는 한창 바쁠 때 기록해 두었던, ‘바쁜 거 끝나면 할 일’을 보면서 하나씩 할 일을 해나가야지.


자기 싫지만 이제는 자야겠다. 즐거운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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