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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잘 사는 진리 Jun 23. 2023

회사가 싫다... 좋다... 싫... 좋...쿨

꽃잎점을 보는 것 같은 이 마음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아침에 일어난 후부터 잠들 때까지 이렇지 않을까요?


으악! 회사가 싫다... 회사가 좋다... 싫다... 좋다... 쿨-


AM 6:00

아침에 알람이 울릴 때 ‘으악! 또 아침이 왔어!‘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제 세워둔 계획에 ’기분 좋게 일어나기‘가 있었음을 떠올리며, 회사 일과 더불어 회사 동료들과 개드립을 치며 점심을 먹을 일, 그밖에 내가 해낼 여러 일을 떠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AM 8:00

만원 지하철 안, 내 앞에 앉은 사람이 혹시나 내리진 않을까, 제발 내려달라고 왜 안 내리냐고 속으로 정거장 수만큼 욉니다. 행여나 가방을 주섬주섬 챙기면 이번에는 내리려나, 역을 확인하는 눈길을 보이면 또 이번에는 내리려나 생각하죠. 내릴 것 같았는데 안 내리는 사람을 보면 괜히 좀 미워요. 그러다가 현타빔을 맞습니다. ‘이게 뭔 짓거리람!’ 회사를 다녀서 그런 거라는 억지스러운 생각을 합니다. 회사가 싫은 두 번째 순간입니다.


AM 10:00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서 일을 하다 보면 대체로 별생각이 없습니다. 주어진 일에 집중할 땐 별 생각 없는데 어쩌다가 가끔 문득 떠올리는 거예요. 회사에 대한 나의 감정들을요. 그래도 좋은 동료들도 있고, 덕분에 대출받아 집도 샀지. 근데 뭐 하나 내 의지대로 흘러가는 것 없는 이곳에서 5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회사가 좋다, 싫다 합니다.


PM 12:00

그렇게 가장 기다려지는 점심시간, 웬만하면 마음 맞는 사람과 점심을 같이 먹으니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어요. 물론, 회사가 고쳤으면 하는 문제점을 열띠게 이야기할 때도 많지만! 그래, 역시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좋은 회사야. 그 마음은 점심시간만큼, 점심시간을 기다린 시간만큼 유효합니다.


PM 2:00

오후 시간, 감정선 추락!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내는 마음이란. 회사 일 중에도 분명 마음이 가는 일이 있고 아닌 일이 있으니까요. 물론 누군가는 해야 할 일들입니다. 음, 그런가? 정말 이 일을 해야만 하나? 싶기도 하지만 그건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니까요. 근데 회사가 좋다는 것도, 싫다는 것도 다 맞는 말이에요. 좋으니까 계속 회사를 다니고 있는 거고, 싫으니까 출근할 때부터 퇴근이 하고 싶은 거고 그런 거죠.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회사에 대한 감정이 이중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PM 7:00

출근길 때와 똑같음


PM 8:00

요 며칠은 야근을 해서 더 늦은 시간에 집에 왔지만 올해는 야근이 많지 않은 편이에요(그건 또 감사한 부분ㅎ). 집에 가면 회사 생각이 꺼집니다. 자기 전에 잠시 ‘아~ 내일도 회사 가야 되네~’ 생각하는 것 말고는 계획한 일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며 낄낄대거나.


AM 12:00

아까 말했듯, ‘아~ 내일도 회사 가야 되네~‘ 생각하다가 쿨- 잡니다. 이런 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고, 1년이 되고, 시간은 참 빠르게 갑니다.


어차피 내일도 출근할 건데 좋다, 싫다 하루 종일 그러고 있는 게 꽃잎점을 보는 것 같습니다. 좋아한다 안 한다를 번갈아가며, 사실상 답은 정해져 있으니 그 답에 따라 줄기까지 칠지 말지 괜히 고민해 보는 것까지 똑같아요.


이 글에는 메시지 같은 건 없어요. 메시지는 없지만 공감은 있으려나요? 아, 몰라요! 좋다 싫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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