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전에 알면 좋았을 것들 그런 거 다 필요 없음
그걸 몰라서 이러나
제가 서른 언저리라서 그런가 서른 전에 알면 좋았을 것들, 30대에 놓치면 후회하는 것들, 30대로 돌아간다면 꼭 할 것들 하는 콘텐츠가 심심찮게 눈에 띕니다.
근데 그런 것들을 보면 모르는 내용이 없습니다. 40대, 50대로 갈수록 건강이나 가족, 돈을 신경 쓰는 쪽으로 내용이 추가되는 게 있지만요. 누구나 좋은 게 뭔지는 다 압니다. 당연히 그걸 상기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죠. 문제는 그런 것들을 보고 늘 ‘상기’에만 그치는 나에게 있는 거겠죠. 영상을 보는 그 순간 공감하고 마는 거예요.
그래서 중요한 것은 이제라도 해나갈 것들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20대 때, 30대 때 할 걸 후회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단지 듣는 것 말고 말이죠. ‘20대 때 취미를 만들 걸’ 하는 생각이 든다면 지금부터 만들면 돼요. ‘20대 때 고생해서 돈을 벌어볼 걸’ 하는 생각이 들면 지금부터 고생해서 돈을 벌면 되죠. 어차피 20대의 내가 생각지 못하고 이미 지나간 것을 어찌하겠어요.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최선을 다할 수밖에요. 물론 이렇게 이야기하면 친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T발 너 씨야?“
특정한 시간과 공간만이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대학교 다닐 때 그 수업 들었어야 하는데, 대학교 다닐 때 미팅을 해봤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은 이제 와서 채우기는 어렵죠. 다만, 그것과 관련된 추억이 없는 것을 문제 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조금 더 본질적인 수준으로 들어가 볼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노력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지금 공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어떤 경로로든 진실된 사람을 만나 보고 싶다, 그런 것들이겠죠? 어떡하겠어요.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그 목표를 이뤄야죠. 젊을 때보다 책임질 것들이 많아졌다 해도, 가진 게 많아 내려놓기가 어렵다 해도, 그때보다 패기가 없다 해도, 그 또한 나의 선택임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나는 무한의 멀티버스 안에서 나의 선택에 따라 오늘을 살고 있어요. 중요한 건 지금부터의 선택일 것입니다.
서른 전에 알면 좋았을 것들, 죽기 전에 알면 좋았을 것들은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통합니다. 남의 눈치를 덜 봐야 한다는 것, 내가 하고픈 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그래, 그랬어야 하는데, 망했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이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라는 것, 지금의 내가 또 한 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추진력을 얻어야지요. 그러면 그 영상을 봤던, 그 책을 봤던 순간이 나에게 운명 같은 기회가 될지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