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7
영국을 거쳐 독일에 산 지 3년 가까이 된 지금, 인종 차별은 거대하고 심오하며 복잡한 담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비난에 휩싸일까 봐 독일 사람들 앞에서 기침도 숨기는 우리 나라 사람들을 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인종 차별은, 그저 척박하고 날씨 나쁜 땅에서 태어난, 키 크고 뼈가 굵으며 근육이 질긴, 희멀겋고 거친 얼굴들이, 남아도는 힘으로 열심히 노를 젓고 박차를 가해 도달한 비옥한 땅에서 맞딱뜨린, 골격 가늘고 얼굴빛이 짙은 사람들을 오로지 완력만으로 제압할 수 있음을 알게 되자, 스스로 위대한 자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일 뿐.
모든 차별이 폭력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도, 차별의 본질이 이토록 단순하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