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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놀 줄 아는 사람이야

<내 마음 아는 사람만 두로와>

by 땅꼼땅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작은 애가 공기놀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해봤는데 재밌었다고 하네요.

주말인 데다, 학교에 공깃돌을 두고 와서 작은 애는 집에 있는 지우개를 모아 모아 놀이를 시작하고, 큰애도 신기한 듯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엄마, 엄마도 공기 놀이 할 줄 알아요?"

"그러엄~~."


씻고 나와 거실을 정리하고 있는데 작은 애가 물었습니다.

자신 있는 내 대답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표정에서 그냥 그러려니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면?


작은 애와 방바닥에 마주 앉아 공기놀이를 시작합니다.

몇 년 만에 해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될까 싶었는데 어릴 적 꽤나 했던 손놀림이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손이 자꾸만 스스로 재간을 부렸습니다.


한꺼번에 5살을 먹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보다 손도 크고 해 본 경험이 많아서 어렵지 않습니다. 규칙이 아이와 조금 다르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손이 움직일 때마다 작은 애의 눈이 휘둥그레.

소파 위에 앉았던 큰 애도 몸을 세워 다가와서는 구경하기 시작합니다.


"엄마 때는 게임이 없었으니까 공기놀이를 했나 보네요. 완전 잘한다!!!"


팀을 이뤄 몇 번 게임을 해보니 나는 매번 초반에 죽습니다. 아이들은 그게 또 재미있어 계속 같이 하자고 하지만, 영 흥미가 없는 게임. 이번 공기놀이로 제대로 놀 줄 아는 엄마를 보여줬습니다.


엄마도 놀 줄 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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